새해들어 주간기준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상승
재건축ㆍ상업지구 활성화 등 개발 호재 많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우성1,2,3차 82㎡(이하 전용면적)가 10억9500만원(4층)에 실거래 계약됐다. 8.2부동산대책 전인 지난해 4월 9억4000만원(11층)에 계약된 아파트다. 1981년 준공된 재건축 대상으로 아직 조합도 만들어지지 못했지만 시세 상승 기대감으로 수요가 많다.
앞선 4일엔 같은 지역 잠실엘스 85㎡ 크기 두 채가 14억4000만원(2층), 15억5000만원(17층)에 각각 계약됐다. 지난해 상반기 10억5000만~11억7000만원 수준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1년도 안돼 4억~5억원 정도씩 폭등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하루 십여통 이상 ‘사고 싶다’는 매수 문의가 온다”며 “수요에 비해 매물 자체가 별로 없어 호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잠실주공 5단지 전경 |
연초부터 서울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 주택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송파구 상승세가 유독 눈에 띈다. 계약되는 물건마다 직전 실거래가에 비해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씩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1월 두 번째주(2~8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1.1% 올라 2013년 조사 이후 주간 상승률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폭(0.29%)과 비교해 세배이상 폭등했다.
송파구는 지난해 8.2부동산 대책 이후 전국에서 아파트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 사이 4.6% 올라 전국 시군구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서울 광진구(2.8%)를 포함, 분당구(2.8%), 양천구(2.69%), 강남구(2.62%)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 상승세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 12월 기준 송파구 전체 아파트 시가 총액은 102조4100억원으로 100조를 돌파하며 서초구(98조3836억원)를 앞질렀다.
송파구 아파트 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우선 잠실역 주변 잠실주공5단지, 장미, 미성 크로바 아파트 등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기 때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단지는 개발이익이 클 것으로 기대돼 호가가 하루가 다르게 뛴다.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 이 지역 인근 일반 아파트는 뛰어난 교육 및 주거환경으로 전국적으로 수요가 몰린다. 강남권에서도 강남구나 서초구보다 비교적 싼 송파구를 노리는 수요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발호재도 계속 이어진다. 지난해 준공된 123층(555m) 국내 최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잠실 제2롯데월드는 이미 국내 최고 명소로 자리 잡았고, 주변 상권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재건축 호재도 많다. 올해 준공 30년을 맞아 재건축이 가능해진 단지가 6곳(1만2000여가구)나 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지원센터 부장은 “재건축 이슈가 부각되면서 송파구 집값은 당분간 계속 들썩일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말 가락동 9510가구 ‘송파헬리오시티’ 입주가 변수가 되긴 하지만 당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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