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함에 따라, 해임당한 뒤 국외로 도피했던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짐바브웨로 귀국해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22일 짐바브웨 언론과 AP통신,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컵 무덴다 짐바브웨 의회 의장은 이날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음난가그와를 무가베 퇴진에 따른 권력 공백을 메울 새 지도자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사진=EPA연합 |
무덴다 의장은 또 오는 24일 오전 수도 하라레의 한 경기장에서 음난가그와의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음난가그와는 도피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발해 이날 오후 하라레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ZANU-PF 간부인 래리 마브히마는 “음난가그와가 짐바브웨에 돌아와 정부와 당의 최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무가베로부터 해임당한 음난가그와는 그간 체포와 신변 안전을 우려해 남아공에 도피해 있었다.
무가베 집권 시절 난폭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란 별명을 지닌 음난가그와는 2018년 9월 예정된 선거가 시행되기 전까지 임시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ZANU-PF은 이달 중순 무가베의 당대표직을 박탈하고 음난가그와를 새 대표로 추대했다.
그는 군부와 집권당의 지지 아래 내년 대선에서 승리가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음난가그와는 해임되기 전 무가베에 이은 ‘2인자’로 군림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4년 12월 부통령을 맡기 전에는 비밀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기구 수장을 지냈으며 보안·재무·국방·법무장관 등 정부 요직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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