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의 시장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들 기술을 한꺼번에 구현한 첨단 스마트글래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랜텍이 재차 시장의 주목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잇달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관련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관련 콘텐츠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시각혁명을 부르는 각종 신기술들이 속속 일상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랜텍은 미래창조부 국책과제로 첨단 스마트안경 단말기연구사업개발을 3년에 걸쳐 진행한 끝에, 구글이 만들어내지 못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구현해낸 첨단 스마트글래스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어 현재 다른 곳에서 진행중인 스마트글래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되는대로 양산에 들어가 연내 판매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스마트폰에 깔리는 앱처럼 안경이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얼마든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서비스 제휴 여부에 따라 이르면 연내 제품양산도 가능하며 구글 안경가격의 절반인 70만원 이하로도 양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이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컴퓨터 기술로 사용자의 시각이나 청각, 촉각 등을 자극해 마치 실제로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이다. 가상현실 시장은 내년도 세계 시장 규모가 40억달러(4조원)지만, 불과 5년 뒤 2020년이면 1500억달러(150조원)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부가정보를 실시간 추가 제공하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준다. 현실세계를 가상세계로 보완해주는 개념인 셈이다. 예를 들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처럼 안경(스마트글래스)을 끼고 주변을 보면 인근에 있는 상점의 위치,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입체영상으로 표기된다.
이랜텍의 스마트클래스는 현실세계가 각종 정보와 겹쳐서 나오는 증강현실을 구현, 착용자가 손짓과 음성명령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수 있도록 돼 있다. 이랜텍의 스마트글래스가 상용화될 경우 쇼핑몰에서 손님의 구매내역 성향 등 정보를 스마트글래스 착용 점원이 손쉽게 알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관객이 실시간으로 제품에 대한 추가 정보와 관련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또 119대원이 긴급 환자를 보자마자 관제실에 있는 의사가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 방법을 지시할 수 있게 된다. 이랜텍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의료용, 군사용, 전시장, 쇼핑몰, 특수산업용 등 특수목적에 적합한 B2B 시장을 먼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랜텍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483억, 영업이익 46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랜텍이 올해 지난 2013년 실적을 능가하는 사상최대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한편 글로벌 ICT 업체들이 속속 VR 및 증강현실 관련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영화·스포츠 중계·게임·학습 등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VR 및 증강현실 기술 등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브라질에서 갤럭시S6를 장착한 가상현실 체험 기기인 ‘기어VR’을 이용한 서핑교실을 열었고 영국 국립 자연사박물관과는 540만년 전 고대의 바닷속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구글은 스마트폰만 끼우면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카드보드’라는 장비를 개발했으며 소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와 연동된 VR 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의 스포츠중계협회는 소파에서 VR 기기를 쓴 채 자기 머리 위로 파울볼이 날아오는 것 같은 실감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올 연말 VR 전용 영화를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초 선댄스 국제영화제에선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감상하는 체험형 영화 10여편이 공개되기도 했다.
증강현실 관련기술도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BMW는 미국 퀄컴과 함께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차량을 둘러싼 상황을 분석해 전면 유리창에 방향, 현재 속도, 제한 속도 등을 표시해 보여주는 ‘증강현실 안경’을 선보였다. 영화에서처럼 회의 때 VR 안경을 쓰고서 세계 각지에 있는 사람들과 동시에 회의를 진행하는 가상회의시스템도 일종의 증강현실 기술이다. CJ CGV와 벨기에의 바르코 등 영화업계는 영화 스크린을 좌우 벽면까지 확대해 현실감을 극대화시키는 다면 스크린을 활용한 증강현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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