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 ‘한미 불협화음’ 질문 나오자 “질문의 근거를 모르겠다”
[헤럴드경제(공군 1호기)=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공군 1호기’ 기내 간담회가 논란이다. ‘질문은 기자가 정한다’는 사전 약속이행이 안된 것은 물론, 경제 현안 질문이 나오자 ‘더 말 안해도 된다’며 질문을 끊기도 했다. 흐뭇한 미소에 소통과 경청을 주대화법으로 하던 문 대통령의 평소 모습과도 많이 달랐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 말씀 안 하셔도 될 것 같고요.”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관련 질문이 나오자 질문이 이어지는 도중 기자의 말을 끊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통령의 기내 간담회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급히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국내 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내 간담회 사전 준비에선 질문의 범위와 폭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안받겠다는 발언은 문 대통령 본인이 직접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경제 관련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또다른 기자가 “순방 중에 국내에서 관심사가 큰 사안이 벌어졌기 때문에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다. 대신 준비한 것에 비해서 짧게 드리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짧게라도 제가 질문받지 않고 답하지 않겠다. 외교 문제에 집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이 ‘한미 불협화음’ 질문에 이례적으로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은 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신고 문제, 미국 백악관 강경파와 미국 의회와 미국 내 전임 한반도 문제 관련 인사들로부터 ‘남한이 과속한다’는 시각이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흘러나와 다소 예민해졌기 때문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경제 문제 등 국내 현안에 대해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은 ‘G20 외교 성과 잠식’ 가능성 때문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기내에서 만나 “경제 문제 등에 대해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순간 기사가 어떻게 나갈지 알고 계신 것으로 보인다. 하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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