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983년 5월 18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상도동 자택에서 23일간의 단식투쟁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연대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8월 15일 양 김은 공동으로 ‘민주화 투쟁은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투쟁이다’라는 제하의 ‘8ㆍ15선언’을 서울과 워싱턴에서 발표하게 된다.
이로써 그동안 줄곧 경쟁 관계에 있었던 양 김은 민주화 투쟁에 대한 뜻을 같이하게 되고 마침내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을 발족하기에 이른다. 민추협 참여인사 중 정보기관에 불려가 탈퇴 종용 협박을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방해가 심했지만, 민추협은 마침내 1984년 5월 18일 서울 남산 외교구락부에서 감격스러운 출발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 땅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주어진 절대적 사명임과 민주주의는 오직 국민의 투쟁에 의해서만 이룩될 수 있는 것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민주화 투쟁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바꾼 일대 사건이 모두 5월 18일에 일어난 것이다.
한편 당시 선언문을 낭독한 사람은 제12대국 회 때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김녹영 전 의원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문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공동의장을, 김상현 전 의원이 공동의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yesye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