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통계청에서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강남3구의 2010년 자가거주율은 평균 53%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강남3구의 평균 자가거주율 60%에 비해 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특히 강남구는 2010년 자가주택 거주율이 46.2%로 절반에도 밑돌았다. 강남3구 이외의 서울지역 평균 자가거주율은 2005년 64.6%에서 2010년 59.7%로 4.9%포인트 낮아 강남3구의 자가거주비율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같은 현상은 3년이 경과된 요즘도 진행형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입주한지 30년 이상된 이곳 아파트 몇몇 단지들은 99∼132㎡의 임차거주비중이 자가거주비중을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B공인 관계자도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단지는 기본적으로 전세거주 비중이 자가거주 비율과 비슷하거나 더 많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1990년대 이전에 입주한 아파트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로 아파트 10채중 4채 이상인 44%가 건축 20여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42%, 송파구는 41%로 뒤를 이었다. 이는 서울에서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의 평균 비중이 19%인 것을 감안하면 2.21배 높은 것이다.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 여전히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고가 아파트가 강남3구에 몰려있어 매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것도 자가거주에서 임차거주로 옮겨가는 이 지역 주거트렌드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76년에 건축된 압구정동 현대1차 142㎡의 현재 시세는 13억5000만∼14억5000만원 선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2010년(18억 원)수준은 아니지만, 일반 실수요자가 감당하기엔 여전히 높은 벽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압구정동이나 대치동 소재 노후단지들 대부분은 전세가가 매매가의 40∼50%대를 넘지 못해 실수요자가 매매를 위해 접근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물론 이같은 주거트렌드 변화에 반하는 흐름도 일부 포착된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이름이 알려진 소위 명품단지들의 경우 대가족 간 ‘가구분화’로 인해 자가수요와 임차수요가 1:1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압구정동 C공인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에 살던 어르신들이 자식들을 위해 집을 전세로 놓아 살게 한 뒤, 본인은 단지 내 소형 면적의 집을 사서 입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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