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연치료 되지만 50% 정도는 재발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56세 여성 김모씨는 지난 여름 잠을 자던 중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다가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고 주저앉았다. 주변이 빙글빙글 돌고 구역질까지 났지만 5분 정도 안정을 취하자 곧 괜찮아졌다.
평소 두통도 있었던 터라 일시적인 빈혈이나 저혈압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후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뿐만 아니라 돌아눕기만 해도 심한 어지럼을 느꼈고 결국 심한 구역질과 구토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원인이 이석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어지럼을 느끼는 환자가 매 해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약 50만명에서 2012년 80만명을 넘었고 2016년에는 약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어지럼증의 원인을 빈혈이나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 어지럼 증상을 나타내는 가장 흔한 질병은 바로 이석증(양성체위변환성현훈)이다.
이석이란 일종의 칼슘 부스러기다. 이석은 원래는 전정기관 중 난형낭이라고 하는 곳에 정상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이 떨어져 몸의 회전과 가속을 느끼는 세반고리관으로 잘못 들어가면 일어나거나 움직이거나 고개를 돌릴 때 심하게 어지럼과 구역, 구토, 눈의 움직임(안진) 등을 유발하는데 이를 이석증이라고 한다.
이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저절로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노화나 칼슘대사장애, 골다공증과 연관이 있고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충격을 받거나 거꾸로 하는 자세를 심하게 하면서 이석이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에 들어가기도 한다.
또 장기간 침대생활을 하거나 어르신의 경우 움직임이 둔화돼 이석이 잘 생기는데 고인 저수지에 돌이 잘 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전정신경염, 중이염, 돌발성 난청 등 귀 질환을 앓은 이후에도 이런 이석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이석증은 보통 2주에서 한 달 정도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급성기에는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석증은 재발이 많다. 임기정 고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보통 수주 뒤 자연 치료되지만 5년 내 약 50%가 재발한다”며 “원인은 노화, 외상, 여타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어지럼이 생겼을 때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적당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석증에 걸렸다면 식사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고혈압이 있다면 조절이 필요하다. 과음, 과로를 피하고 커피, 콜라, 담배 등 신경자극 물질은 자제해야 한다. 또 혈액순환을 돕도록 적절한 운동을 하고 너무 과도한 진정제와 수면제 복용은 피해야 한다.
임기정 교수는 “의사가 처방하는 어지럼 조절약은 급성기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의존성이 생기거나 끊지 못하는 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며 “어지럼에 대해서 이해하고 위험한 다른 원인이 없다면 의사의 조언과 처방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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