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토그래피혁명(파라그 카나 지음, 고영태 옮김,사회평론) =’지리‘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는통설은 지금까지 이견없이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세계전략전문가 파라그 카나는 21세기 패권의 핵심으로 제해권 대신 공급망을 든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공급망 세계‘로 지칭한 저자는연결혁명이 지정학적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의 특별함은 연결혁명을 물류 차원에서 보지 않고 외교 안보 군사로 확장시킨 데 있다. 가령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경우, 중국 주변의 미국 동맹국에 중점적으로 군사자원과 시설을 배치하는 전략을 써왔으나 이런 포위전략이야말로 구시대 발상이란 것. 연결성과 공급망의 중요성을 간과한 국영 중심의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식의 국제관계는 도시의 연결성때문에 과거처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에너지 자원과 기반시설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의 포위전략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미래전략에 대한 조언도 담겨 있다.
▶프랑켄슈타인 콤플렉스(오노 슌타로 지음, 김정례 외 옮김,에스파스) =‘프랑켄슈타인’‘지킬 박사와 하이드’‘드라큘라‘….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이들 근대 괴물의 계보를 분석하고, 인간 내면의 괴물성과 두려움, 괴물이라는 상징적 존재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를 파헤친 비평서. ‘인간은 언제 괴물이 될까?’라는 주제를 ‘지킬박사와 하이드’와 같은 고딕소설, 스필버그의 ‘뮌헨’‘쥬라기공원’‘우주전쟁’ 등 문학과 영화를 오가며 대담하게 풀어낸다. 저자는 흔히 현실에서 누군가 믿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할 때 범인을 우리와 다른 ‘괴물’로 상정하고 선을 긋는 행위에 주목한다, 괴물같은 누군가의 소행으로 단정지음으로써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원인규명에 힘을 쏟기보다 다른데로 관심을 옮기는 행위를 저자는 ’블랙박스화‘로 지칭한다. 밀실안에서 남모르게행해진 실험을 통한 개인의 학립과 동시에 자신이 괴물로 변모하는 1818년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을 통해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집요하게 들여다본 저자의 통찰은 인공지능의 시대에 더 실감으로 다가온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