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부터 매년 갈라파고스 군도의 대프니메이저섬을 방문, 1만 8000여마리의 핀치를 관찰해온 부부는 2009년 마침내 놀라운 현장을 목격한다.
7세대 동안 다윈핀치를 추적해온 그랜트부부는 마지막 3세대 동안 자기들끼리만 짝짓기를 해온 발단종의 탄생을 본 것이다. 그랜트 부부의 핀치들은 40년동안 두 번의 가뭄과 두 번의 엘니뇨를 겪었다.
1976년 3월부터 1977년 12월까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자 넝쿨식물은 씨앗을 만들지 못했고, 이를 먹는 중간땅핀치는 1200마리에서 200마리로 격감한다. 이 때 몸집이 크고 부리가 큰 핀치가 살아남았다.
1982년 엘니뇨로 기록적인 비가 쏟아지자 상황은 정 반대가 된다. 작은 몸집, 부리의 핀치가 유리했다. 비가 그치자마자 핀치들은 정신없이 짝짓기를 했는데, 비정상적인 짝짓기 환경에 처하자 작은땅핀치와 중간땅핀치가 짝을 이루는 이종간 자연교배가 일어난다.
두 커플의 자손은 여러 세대가 지나도록 번창했다. 종의 분기에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진화의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미국의 과학저술가 조너선 와이너가 1994년 펴낸 책으로, 1995년 논픽션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