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화백의 작품은 화랑가에서 이미 10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공개 경매에서 10억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박 화백은 이우환, 정상화 화백에 이어 10억원 이상 낙찰 기록을 보유한 단색화 작가가 됐다. 2006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000만원 중반에 거래되던 박 화백의 작품이 9년만에 40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이날 경매에서 박서보의 1975년작 ‘묘법 No 65-75’이 780만홍콩달러(약 11억6344만8000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750만홍콩달러(11억4200만원)에 낙찰된 정상화 화백의 작품 ‘무제 05-3-25’를 뛰어 넘는 기록이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780만홍콩달러에 낙찰된 박서보 화백의 1975년작 묘법. |
K옥션 홍콩경매에서 23억5472만원에 판매된 김환기 화백의 1950년대 작품 ‘귀로’. |
저녁 6시부터 시작된 크리스티 이브닝 세일은 ‘아시안 20세기&컨템포러리 아트’를 주제로 Lot 넘버 1부터 6까지 김환기(2점), 윤형근(1점), 정상화(2점), 박서보(1점) 등 한국 단색화 작가들을 포진시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앞 번호에 배치된 작품들은 경매 초반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단색화에 대한 세계 미술시장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날 경매에서 김환기의 1958년 무제 작품은 480만홍콩달러(약 7억1596만8000원)에 낙찰되며 높은 추정가(200만홍콩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정상화 화백의 1980년대 무제 작품 2점도 각각 400만홍콩달러(5억9664만원), 150만홍콩달러(2억2374만원)에 낙찰됐다.
한편 같은 날 오후 3시 르네상스하버뷰 호텔에서 열린 K옥션 홍콩경매에서는 김환기 화백의 1950년대 작품 ‘귀로’가 23억5472만원(수수료 포함)에 판매되며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29일 저녁 6시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서 미술품 경매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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