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애널리스트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제일모직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법인의 비전에 대해 “(삼성)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합병법인은 핵심경쟁력 결합 및 시너지에 따른 성장 기대감과 그룹의 드팩토 홀딩컴퍼니(De facto Holding Company·사실상의 지주회사)로서 기존에 보유 중인 글로벌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성향 30%…삼성 계열사 내 첫 거버넌스 위원회= 주주친화정책의 요지는 배당 상향, 거버넌스 위원회와 CSR 위원회 신설 등이다. 합병 삼성물산은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지향한다. 이는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기회, 사업성과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의 최근 5년간 배당성향은 2010년 15.58%에서 2014년 28.03%로 늘었지만, 순이익이 줄면서 배당금 총액은 730억원대를 유지했다.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거버넌스 위원회도 신설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첫 사례다. 이는 이사회 독립운영 강화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거버넌스위원회는 특수관계인 거래, 인수ㆍ합병 등 주주 권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한다. 또 위원 중 1인을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의 역할을 담당하게 할 계획이다.
외부 전문가와 사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CSR 전담조직도 구성된다. 글로벌 기업의 주주ㆍ시장ㆍ사회에 기여한 사례를 연구해 회사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글로벌 선진기업의 배당ㆍ자사주 정책 등 주주 환원정책 사례와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연구하여 회사에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강화 방안을 수립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0년 매출 60조원 달성= 합병법인은 ‘Global Business Partner & Lifestyle Innovator’란 비전을 바탕으로 ▷건설, 상사 부문의 기업대기업(B2B) 사업 지속 성장▷ 패션, 식음ㆍ레저 부문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 ▷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은 양사 핵심경쟁력 시너지에 따른 성장 기대감, 기존 보유 중인 글로벌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날 IR에서 바이오에피스의 양철보 상무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자본 조달을 위해 나스닥 시장 상장 등을 검토 중”이라며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경쟁사 및 국내 셀트리온 사례처럼 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도 삼성 바이오사업의 기업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바이오 부문의 기업 가치 상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낮은 합병비율을 충분히 상쇄시킬수 있다는게 시장전문가들 의견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 바이오 부문(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2020년 실적 기준으로 12조 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