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영화 ‘남으로 가는 길’ 제작기 소개 40분간 이어진 몽골 전통공연에 갈채 아트북 등 한국 예술품 전시도 눈길
"양국 간 교역 규모가 아직 크진 않지만 한국과 몽골 간 인적 교류가 활발한 점은 희망적이다"
최진원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가 지난달 26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비즈니스 네트워킹 행사에서 진단한 양국 간 교류 현황이다. 활성화된 인적 교류의 배경에는 K-컬처와 M(몽골)-컬처로 대변되는 문화가 있다.
27일 제2차 한·몽 미래전략포럼의 화려한 대미는 '친선 우호의 밤'으로 꾸며졌다. 양국 정부 관계자·기업인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들도 참석했다.
만찬은 박영준 안세재단 이사장의 힘찬 건배사 "우리 모두 화이팅! 화이팅!"으로 시작됐다.
이달 20일 개봉을 앞둔 한몽 합작 영화 〈남으로 가는 길〉 제작사 코탑미디어의 구본근 대표가 연단에 올라왔다. 제작에 참여한 몽골 배우 에르헴바야르와 홀레구 프로듀서 솜야도 함께 했다.
영화는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북한 일가족의 탈북 여정을 담고 있다. 구본근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40일 간 몽골 고비사막 등에서 4000㎞ 여정을 다니며 촬영했다"며 "지금은 끊어진 탈북루트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소개했다.
분위기의 절정을 장식한 무대는 40여분 간 이어진 SE PRO팀의 몽골 전통 공연이었다. 드넓은 몽골 초원 영상을 배경으로 낙타를 기르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춤 공연이 시작됐다. 몽골 전통 현악기 마두금 연주에 맞춰 이어진 '장가' 노래 공연은 마치 우리나라의 판소리 공연을 연상케 했다. 음을 길게 끌어서 몽골의 초원을 연상시켰고, 마지막에 음이 2분가량 이어지자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몽골 터르구트부족 여성이 봉 하나에 의지한 채 온 몸을 유연하게 접는 서커스 공연이 펼쳐질 때는 관중석에서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포럼장 앞에서는 한국의 예술품이 전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상연 닻미술관 대표는 20여종의 아트북을 전시했다. 아트북은 수공정으로 작품을 꿰매고 접고 잘라서 만든 예술 책이다. 일종의 책의 형태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생소하지만 독특한 방식인 만큼 관람이 줄을 이었다.
설치작가 이혜민 아트민 대표는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필로우 시리즈를 설치해 시선을 압도했다. 울란바토르=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