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홉 살이에요. 저도, 제 친구들도 환경에 관심이 있어요. 우리 어린이를 위한 환경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줄 수 있나요?”
세는나이로 열 살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정아인 양의 질문에 장내는 숙연해졌다. 기후위기가 도래한 지금, 앞으로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의 고민이 말속에 깊이 담겨서다.
2021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를 연출한 알리 타브리지 감독에게 똑 부러지게 묻는 정양의 질문에 타브리지 감독이 화답했다. “오늘 받은 질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질문이에요. 아인 양을 위해서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겠습니다.”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H.eco포럼 2023(헤럴드환경포럼2023)’에 온 청중은 강연 내내 힘찬 박수를 보내면서도, 진지하게 발표 내용을 노트북이나 수첩에 받아 적었다.
헤럴드환경포럼2023에는 어린이·학생·직장인부터 환경단체·스타트업 관계자까지 성별과 연령이 다양한 이들이 모여 기후위기를 위한 연대 방안을 모색했다.
손을 번쩍번쩍 들고 질문하는 청중이 특히 많았다. 당초 지정된 질의응답 시간을 더 늘려 논의를 해야만 했을 정도다.
최연소 참가자인 정양은 준비한 질문지를 또박또박 읽었다. 그는 “저는 정말로 환경에 관심이 많다”며 “인간이 해양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타브리지 감독도 “가능한 모든 연령대에서 신념과 열정을 갖고 행동을 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환경·생태계·동물과 관련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씨스피라시’ 웹사이트 내 어린이 섹션을 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번째를 맞은 헤럴드환경포럼에는 130여 명이 참석했다. 헤럴드는 당초 100명 정도 참가 신청을 받으려 했지만, 사전 신청으로만 2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헤럴드환경포럼은 올해 처음 대면 행사로 열렸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