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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시장 찬바람 부는데도 규모 키운 아트부산
지역 문화·관광 아우른 ‘부산 아트위크’
22개국 145개 갤러리, 역대 최대 규모
대형갤러리 선전에도 시장은 소강 국면
길게 늘어선 VIP 입장 대기줄. 얼리버드 입장권도 개막 하루 전 기준 지난해 3배 넘게 팔렸다.
올해 처음으로 아트부산에 참여한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베이스의 갤러리 바르트

수 백명의 VIP가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섰다. 5월 4일 부산 벡스코 1전시장 로비는 오픈 30분 전부터 대기 인원으로 가득 찼다. 아트부산 VIP프리뷰에 입장하기 위한 인파였다.

상반기 국내 최대규모 아트페어로 꼽히는 아트부산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열렸다. 금리인상발 글로벌 경기침체에 한국미술시장도 지난해 정점을 찍고 하락세다. 갤러리들의 장터인 아트페어는 시장의 바로미터이기에, 올해 공격적 드라이브를 걸며 규모를 8000여평으로 키운 아트부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얼리버드 입장권은 개막 하루 전 기준 지난해 3배 넘게 팔렸다. 대중적 인기가 큰 만큼 매출도 좋을 것인지 참여 화랑들도 한껏 예민한 상태로 손님을 맞았다.

올해는 22개국에서 온 145개 갤러리가 부스를 차렸다. 국제 갤러리, 갤러리현대, PKM, 타데우스 로팍, 학고재, 리안갤러리, 원앤제이 갤러리, 탕컨템포러리를 비롯 최근 삼청동에 신관을 낸 페레스 프로젝트, 두아르트 스퀘이라, 에프리미디스 등 해외 갤러리도 참여한다. 이외에도 레오갤러리, 바자우, 라 카우사 갤러리, 레이지 마이크, FWR갤러리, 바르트, YOD갤러리는 올해 처음 아트부산에 참여했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지난 10년동안 아트부산을 통해 한국시장에 처음 진입한 해외 유수 갤러리가 많다. 페레스 프로젝트와 타데우스 로팍이 대표적 예시다. 올해 신규 참여한 갤러리들도 작가 라인업 등 컨텐츠가 독보적인 곳들”이라고 소개했다.

VIP프리뷰 첫 날 판매는 평년수준을 달성했다. 대형갤러리들 위주로 세일즈가 견조했다는 분석이다. 미술시장이 하락세라곤 하지만 큰 손 컬렉터의 경우 경기와 상관없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국제갤러리는 개막과 동시에 하종현 작가의 접합 시리즈 1점을 약 6억원에 판매했다. 최욱경, 안규철, 양혜규 작가의 작품도 차례로 팔려나갔다. 갤러리현대는 이건용의 대작을 4억원대에 판매했고 이승택, 이강소, 사이먼 후지와라, 김민정의 작업도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리안갤러리는 김택상, 김춘수 작가의 작품을 모두 판매하고 추가로 새로운 작품을 걸었다. 타데우스 로팍은 미국 작가 알렉스 카츠의 스터디 작품을 파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처럼 경쟁적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작품을 구매하러 온 VIP의 수가 전년에 비하면 확실히 줄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 딜러는 “(지난해까지는)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구매하자는 분위기 였다면, 올해는 확실히 신중하다. 구매까지 이어지는 손님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년째 아트부산에 참가하고 있는 한 중견화랑은 “미술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했던 지난 2년에 비하면 확실히 소강국면인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비하면 세일즈는 나쁘지 않다. 젊은 컬렉터들이 확실히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대형 갤러리들은 판매도 좋았지만 유명작가의 대작을 내걸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학고재는 백남준의 대형 TV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조현화랑은 부스를 내지는 않았지만 청광문화재단의 이름으로 김종학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가나아트는 노은님과 이우환의 대작을 걸었다.

판매와 상관없이 작가 개인을 집중 조명하는 ‘CONNECT(커넥트)’도 규모를 키웠다. 로버트 테리엔, 다니엘 뷔렌, 윤하 프로젝트, 필립 콜버트 등 12개 전시가 선보인다. 로버트 테리엔 재단의 폴 체르윅, 딘 아네스 디렉터가 부산을 찾았다. 컨버세이션스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 세계관과 생애를 소개할 예정이다. 필립 콜버트의 경우 대형 랍스터 풍선 설치물이 파라다이스호텔 가든에 설치돼, 아트부산이 전시장안에서 뿐만아니라 외부로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올해는 AI기술을 활용한 AI도슨트 서비스도 운영했다. 아트부산 공식 카카오 채널에 접속하면 참가 갤러리와 작가 정보를 대화형 채팅 방식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보 컬렉터의 경우는 취향에 맞춰 갤러리와 작가도 추천해준다.

VIP프로그램은 작가 스튜디오 방문, 부산 지역 갤러리, 미술관 방문 등으로 꾸렸다. 매일 벡스코에서 출발하는 아트버스에 탑승하면 모든 곳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부산시는 아트부산 기간동안 부산아트위크를 진행한다. 37개 전시관과 로컬브랜드가 함께한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아트부산은 아트, 럭셔리, 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국내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아트부산의 새로운 10년을 위한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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