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부분 대상 ‘와이퍼스’

플로깅·꽁초어택· 앱개발…‘지구를 닦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실천 [H.eco Awards 2022]
지난 6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 부활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와이퍼스 회원들이 서울 상수동 홍익대 일대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수거했다. [페셰 제공]

사단법인 지구닦는사람들(대표 황승용, 이하 와이퍼스)은 2020년부터 ‘와이퍼스’란 모임으로부터 시작한 국내 환경단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활동을 전파하는 데에 힘쓰고 있으며, 서울 외에도 지역에 지부를 운영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쉽게 친환경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와이퍼스는 지구를 닦는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최초 황승용 대표 부부가 소박하게 시작했던 와이퍼스는 ‘모두가 지구를 닦는 사람들’이란 목표하에 지구를 닦는 사람들의 대표인 ‘닦장’과 그 구성원인 ‘닦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강조하는 건 ‘느슨한 연대’다. 친환경활동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실제 와이퍼스 구성원을 보면, 대표에서부터 지부장까지 모두 실제 ‘본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본업 외에 시민으로서 와이퍼스 활동에 임하고 있다. 꼭 대단한 사람이 아닌 주변에서 누구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도 환경을 사랑하고 친환경활동을 실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와이퍼스는 느슨한 연대를 통해 전국 각지에 걸쳐 ‘플로깅’ ‘꽁초어택’ ‘머무는 기부’ ‘친환경활동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다양한 자발적 시민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2020년부터 진행한 ‘꽁초어택’이다. 담배꽁초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쓰레기 중 하나다. 19세 이상 국내 흡연자는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루평균 흡연량이 12.4개비로, 하루에 쏟아지는 꽁초만 1억개비가 넘는다. 2020년 하루평균 길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약 1246만개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와이퍼스는 하루 수십만개씩 버려지는 담배필터에 ‘셀롤로스 아세테이트’란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데에 초점을 맞췄다. 1년5개월 동안 3회에 걸쳐 시민과 함께 담배제조사에 11만개비가 넘는 담배꽁초를 보내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참여를 요구했다. 꾸준한 활동으로 담배제조사와 논의를 진행한 끝에 생분해 필터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확답을 받는 데에 성공했다.

또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정책적으로도 해결해보고자 ‘환경부 장관에게 손편지쓰기 캠페인’ 추진, ‘2022 세계금연의 날’ 연사 초청,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노담 줍깅’ 캠페인 주최 등 담배꽁초와 관련된 각종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 와이퍼스가 주목한 주제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종 시민단체와 연합해 기자회견이나 피켓시위 등을 진행했다. 1100개 이상의 일회용 컵을 길에서 회수, 세척 및 건조 과정을 거쳐 기자회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관련 서명운동을 진행해 1만명 이상의 서명을 얻는 데에 일조했다.

시민이 친환경활동에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친환경활동을 개설하고 참여할 수 있으며, 와이퍼스 활동에 공감하는 제로웨이스트숍이나 비건식당 등과 연계해 ‘지구 닦는 착한 가게’라는 프로그램도 운용 중이다. 친환경활동을 한 후 방문하면 음료를 제공하거나 가격을 할인해주는 식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머무는 기부’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보육원과 결연하고 7명의 리틀 와이퍼스를 선정해 매달 환경정화활동, 다회용기에 간식 담기, 폐기물을 이용한 운동회, 고기 없는 마라탕 주문하기 등 일상 속 친환경 실천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와이퍼스는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친환경 실천에 대한 임무를 주는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친환경활동에 대한 인증과 격려를 하며, 환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단체로 자리 잡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믿는 와이퍼스의 활동이 더욱 주목된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