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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드는 날, 평화는 찾아온다

1991년 9월 우리나라는 유엔의 정회원국이 됐다. 우리는 유엔 가입 연설을 통해 국제평화와 번영에 기여해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올해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아 외교부는 유엔과 함께 ‘제20차 한·유엔 군축·비확산 회의’를 개최한다. 국제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창설을 제안했던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평화 없이 진정한 군축은 불가능하며 실질적 군축 없이 진정한 평화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유엔이 꿈꾸는 평화와 전쟁의 도구를 없애고 그 확산을 막는 군축·비확산은 이렇듯 서로 맞닿아 있기에 군축·비확산 문제는 유엔의 핵심 사안으로 다뤄져 왔다. 특히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에게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는 것은 중요한 외교목표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활발한 군축·비확산 외교로 진정한 군축을 통해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참여해왔다. 필자가 외교부 원자력·비확산 담당국장이었던 2016년 우리는 이례적으로 4대 수출통제 체제 중 원자력공급국그룹(NSG)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의장국을 동시에 역임한 바 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IAEA 이사회 의장직을 수임하는 등 각종 군축회의 및 국제협약 관련회의에서 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의제를 주도하고 교섭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유엔 가입 10주년을 기념하며 군축·비확산 문제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한·유엔 군축·비확산 회의’를 출범시켰다. 그간 이 회의는 군축·비확산 분야에서 명성과 의미를 더해왔고, 해마다 수많은 전문가가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특히 2018년부터는 ‘유엔 사무총장 군축의제’를 논의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유엔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공동으로 군축·비확산 분야 국제회의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오는 11~12일에는 서울에서 ‘한·유엔 군축·비확산회의 20주년: 군축·비확산 외교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한 전면 대면회의로 개최한다. 군축·비확산 체제의 발전 방향, 핵 비확산 체제 평가,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지역 이슈 등 폭넓은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유엔 가입 30주년과 이 회의 2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공동 주최자인 이즈미 나카미츠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고위대표도 방한해 참석한다. 또 마시모 아파로 IAEA 사무차장과 로빈 가이스 유엔군축연구소(UNIDIR) 소장을 비롯한 50여명의 주요국 정부와 국제기구, 학계 등 군축·비확산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주요 국제 문제해결에 선도적으로 기여하는 선진국가로 성장했다. 그만큼 국제 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여와 기여에 국제사회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한·유엔 군축·비확산회의는 이 분야에서 우리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국제사회의 논의를 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군축·비확산 규범 형성 주도국으로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드는 날, 평화는 찾아온다.”

함상욱 외교부 다자외교 조정관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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