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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낸드시장 패권 ‘韓美日 삼국지’
과점구도 앞두고 대규모 M&A
인텔 등 공세에 美日 연합 반격
삼성전자 이어 3강구도 예고

낸드플래시 세계 2, 3위 업체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도 숨가쁜 합종연횡에 돌입했다.

반도체 경쟁력이 국가적 과제로 급부상하면서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대규모 인수합병은 마치 세계대전을 방불케 한다. 한미일 3개국 기업 간 패권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이 가장 활발한 분야가 낸드플래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양분된다. D램은 이미 과점 체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42%, SK하이닉스가 29%, 마이크론이 23.1%를 차지하고 있다. 3개사 합산 점유율이 94.1%에 이른다.

낸드플래시는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자가 33.5%로 이 역시 1위이지만, 그 뒤로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10%대 점유율로 촘촘하다. 이미 3강체제가 구축된 D램과 달리 인수합병으로 반전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빼면 압도적 기업이 없는 게 낸드플래시 시장”이라며 “과점체제가 자리 잡기까지 인수합병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는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 인수합병이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고 전망했다. 키옥시아는 일본 대표 반도체 기업 도시바가 2017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분리된 회사다. 당시에도 웨스턴디지털이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이후 미국 사모펀드 베인 캐피탈 컨소시엄이 인수하며 이는 무산됐지만, 양사는 최근까지도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양사는 2000년부터 플래시메모리 투자 및 개발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양사가 공장도 함께 운영할 만큼 원래부터 전략적 협력관계가 돈독하다”며 “어느 정도 예상된 만큼 합병에 따른 기존 거래처 변화 등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시장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인텔 낸스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계약한 후 현재 총 8개국에서 반독점(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한 곳만 남은 상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내 중국 정부로부터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20%대까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건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한 데에 따른 반격의 의미”라며 “자칫 이대로 두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강구도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건은 역시 중국이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간 경쟁으로 비화되면서 중국이 반독점 심사를 앞세워 견제에 나서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25일(현지시간)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인수 추진을 보도하며 “이번 인수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와도 부합한다”며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 심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전에도 퀄컴이 추진한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업체 NXP 인수를 끝내 불허, 인수를 무산시킨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특별히 변화된 상황은 없다”며 “앞서 발표한 대로 올해 안에 중국 심사가 잘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상수·주소현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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