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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무역전쟁 후폭풍] 내수부진·수출 타격…한국경제 ‘초비상’

3%대 성장 물거품 가능성
주변국 협력, 공동대처 시급


미국과 중국이 한치 양보없는 무역전쟁에 돌입하고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일자리와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수출이 우리경제를 지탱해왔으나, 앞으로 수출까지 타격을 받을 경우 3%대 성장이 물 건너감은 물론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양대 수출국으로, 양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될 경우 한국의 수출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은 중국에 1421억달러(전체 수출의 24.8%), 미국에 686억달러(12.0%)를 수출해 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36.8%에 달했다 올들어서도 5월까지 누계기준으로 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37.9%(중국 26.5%, 미국 11.4%)에 달했다.

특히 한국 수출의 4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80% 정도가 중간재로,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이번 무역전쟁으로 양대 수출국의 교역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한국의 수출을 옥죌 것이란 분석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금까지의 관세폭탄으로 세계무역이 약 2조달러 감소하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안이하기만 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석에 시장 주체들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이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 피해규모가 282억6000만달러(약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분석기관들은 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할 경우 글로벌 가치사슬에 긴밀하게 연결돼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헝가리, 싱가포르 등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경제는 이미 내수부문에서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민간소비는 증감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자리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탄력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기업의 투자는 최근 2개월 연속 큰폭 감소하며 침체에 빠진 상태다. 최근 2~3년 투자를 주도했던 반도체의 설비증설이 마무리된 이후 새로운 투자 요소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설도 토목과 주택 모두 급강하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2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최순실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했던 2016년 11월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졌고, 기업 체감경기도 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소득주도ㆍ혁신성장 정책도 경기하강엔 속수무책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되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경제의 침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률이 2%대 후반에 머물러 정부 목표(3%)를 밑돌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ㆍ민간 모두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통상채널을 풀가동해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대처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무역전쟁 파장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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