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번 열리는 세계 최대 아트페어 올 아트바젤 35개국 290여갤러리 참여 美 갤러리 “지출 2억, 매출 3800만원” 비용대비 효과 적어…내년 참여 고민중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에도 ‘승자의 저주’가 작동하는 것일까.
일년중 단 한번, 전 세계 미술계 주요인사가 다 모이는 장소가 있다면 바로 ‘아트바젤’이 열리는 6월의 바젤이다. 메이저 갤러리는 물론 이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진갤러리까지, 콜렉터들부터 각국 기관에 속한 미술관 박물관 관계자들, 시장 흐름을 알고싶은 딜러들과 기자들까지 조용히 6월 바젤행을 예약한다.
올해도 이같은 흐름엔 변함이 없었다. 아트바젤측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18아트바젤에 35개 국가에서 온 290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아시아와 유럽의 콜렉터를 비롯 미술계 관계자 9만5000명이 찾았다고 밝혔다.
아트바젤은 참여 갤러리 선정을 까다롭게 하기로도 유명하다. 바젤에 ‘참여’했다는 것 만으로도 세계 미술시장에 이름을 알릴 수 있기에 소규모ㆍ신진갤러리의 지원경쟁도 치열하다. 참여 갤러리는 내부 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며, 매년 갤러리의 지원서와 포트폴리오리뷰를 통해 선정한다. 바젤측은 “화랑은 작가를 1차적으로 발굴하고 키우는 역할에 충실해야한다”며 전속작가제의 운영이 지원 기본조건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아트바젤이 매년 규모가 커지고 매년 관람객이 늘고는 있지만 참여화랑들의 모두 ‘무거운 손’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보니 ‘바늘귀’를 통과해가며 아트바젤에 참여한 화랑들도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세계적 미술 온라인 플랫폼 아트시(Artsy)의 네이트 프리먼 선임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아트바젤 스테이트먼트 섹터에 참여한 소형 갤러리의 비용은 약 5만달러(한화 약 5500만원)다. 중형갤러리는 15만달러(1억 6600만원), 대형갤러리는 40만달러(4억4400만원)정도가 소요된다. 부스비용, 출장비, 체류비, 배송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기본 부스 비용을 살펴보면 스퀘어미터(㎥)당 832달러(92만원)로 일반적 부스가 70스퀘어미터임을 가정하면 부스비용만 5만8255달러(6742만원), 큰 부스(100 스퀘어미터)는 8만3220달러(9245만원)가 든다. 벽을 추가 할 경우 스퀘어미터당 500달러(55만원), 추가벽 설치시엔 부스 비용의 5%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비싼 작품이 나올경우 사설가드를 고용하기도 해야한다. 큰 갤러리들의 경우 부스 비용만으로 10만달러(1억1000만원)정도는 든다.
스테이트먼트 섹터의 신규 갤러리는 보통 1명 작가를 선보이는데, 스퀘어미터당 약 400달러(44만원)가 든다. 보통 50스퀘어미터를 쓰므로 부스비용으로 약 2만달러(2200만원)가 드는 셈이다.
그러나 아트시 기사에 따르면 이번 아트바젤에 참여한 신규갤러리의 지출비용은 약 5만달러(5500만원)다. 항공권과 미친듯이 비싸진 호텔비가 더해져서다. 보통 갤러리가 바젤 참여로 쓰는 비용은 평균 25만달러(2억7700만원)~35만달러(3억8800만원)에 이른다. 콜렉터들과 미술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찬비용, 각종 카달로그, 전집 등의 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오프닝 몇 시간만에 벽에 걸린 작품을 두 차례 갈아치울 정도로 유명한 메가급 갤러리가 아닌 이상, 중소형 갤러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뉴욕의 팀 갤러리(Team gallery)는 아트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홍콩바젤 이후 더이상 아트페어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6년 바젤 마이애미에서 판매한 작품이 3만5000달러(3800만원)인데 페어기간동안 지출한 비용이 20만달러(2억 2100만원)가 넘어서다.
이같은 고민은 한국 갤러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한 중견 갤러리 관계자는 “최근 아트페어 자체에 회의적”이라며 “마케팅비용으로 생각하고 월드 클래스 페어에 참여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지, 미술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vi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