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 유독 선방하고 있다. 예정된 대회 9개가 사라졌지만 한 개가 신설되어 올해 세계 주요 투어 중에 가장 많은 총 23개 개최 일정을 예상한다. 지난달 중순 세계 최초로 투어를 재개한 뒤로 3개 대회를 순조롭게 치렀다. 제주도에서는 에스오일챔피언십이 진행중이며, 다음주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이 예정되어 있다. 무관중으로 진행되지만 방역과 운영에서 일본 여자 투어가 사례를 참고할 정도로 모범이 되고 있다. KLPGA투어는 현재 대로면 올해 11월 중순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까지 모두 23개가 치러지는 데, 이 경우 총상금은 234억원에 달한다. 올해 예정됐던 목표액 270억에는 13.4%가 감소됐지만 지난해 30개를 치른 총상금 226억원보다는 액수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코로나19로 몇몇 대회의 상금액이 늘어난 것이 주 이유다. KLPGA챔피언십은 지난해보다 3배 많은 상금 30억원을 모든 출전 선수에게 배분했다. 그밖에 몇 개의 대회가 4일로 일정을 늘리거나 총상금을 올렸다. 예정에 없던 아이에스동서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은 취소된 대회 일정에 신설됐고, 싱가포르에서 하나금융싱가포르여자오픈도 10억원 규모로 신설된다.
LPGA, 대회수 KLPGA보다 한 개 적어 반면 해외 각 투어의 타격은 심각하다. 글로벌투어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지난 10일 오는 8월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릴 예정인 메이저 대회 에비앙챔피언십 개최 취소를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국경을 오가는 여행 제한과 정부의 자가격리 권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이는 비슷한 이유로 그 다음주 13일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두 대회인 스코티시오픈과 또 다른 메이저 위민스브리티시오픈 개최까지 위협하고 있다.현재 일정상 LPGA투어는 7월23일부터 나흘간 오하이오에서 마라톤클래식을 마친 뒤 3주 뒤에 스코틀랜드에서 대회가 열린다. 투어에 소속된 수십 개 나라 선수들이 캐디와 가족까지 데리고 이동하는 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선수들을 위한 전세 항공편을 마련한 것과 같은 특단의 선수 이송 대책이 나와야 가능할 수 있다. 이로써 LPGA투어는 올 시즌 12개의 대회가 취소됐고 남은 대회는 18개다. 남은 대회를 다 치른다 해도 총 22개에 그친다. 투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KLPGA투어보다 한 개가 적다. 게다가 상금 규모도 올초 목표했던 7300만 달러에서 27.6%가 줄어든 5290만 달러(634억2천만원)가 됐다. 하반기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을 매주 오가는 아시안스윙이 있어 이 또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시아 각국은 코로나19 2차 확산에 극도로 예의주시하며 2주간 자가격리 방역을 풀지 않고 있다.
JLPGA, 총 상금액 KLPGA보다 적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개최 예정일이 아직 4개월 반 이상 남았지만 노부타그룹마스터스레이디스가 취소되면서 3월초 개막전인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부터 벌써 21개 대회가 날아갔다. JLPGA투어는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치바현 카멜리아필즈컨트리클럽에서 어스몬다민컵을 무관중으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그 뒤로는 한 달 반 이상을 쉬었다가 8월14일부터 NEC가루이자와72골프토너먼트부터 매주 간격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재개된다. 남은 대회를 빠짐없이 치른다 해도 JLPGA투어는 올 시즌 최대 16개 대회를 개최하는 데 그친다. 상금이 가장 큰 노부타마스터스와 메이저 대회 살롱파스컵 등이 연달아 취소되면서 시즌 총상금은 18억5백만 엔(202억2천만원)대로 감소됐다. 올초 예정했던 39억8500만엔에서 54.8%가 깎인 금액이 되어 투어 사상 처음 KLPGA투어 상금 규모보다 작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