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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재가 '길 위의 전사'로 불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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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페덱스컵 선두에 나선 임성재(사진)는 길 위의 전사(Road Warrior)로 불린다. 일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는 임성재는 정작 생활 터전인 미국엔 집도, 차도 없다. 대신 대회장 주변의 호텔이 쉴수 있는 공간이고 이동 땐 우버를 이용한다. '길 위의 전사'로 불릴 만하다.

임성재가 충분한 돈을 벌었음에도 미국에 집을 사지 않는 이유는 오프 시즌에 모국인 한국에서 푹 쉬고 싶기 때문이다. 제주도 출신인 임성재는 투어 생활에는 호텔이 편하다고 느낀다. 경기가 없는 주간에는 호텔에 머물며 근처 골프장에서 연습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 엄마가 해주는 집 밥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푹 쉬는 게 좋다고 느낀다. 시즌 중엔 부모님이 매 대회 동행하기에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다.

임성재는 루키 시즌이던 지난 해 118라운드를 소화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PGA투어 선수중 그렇게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시즌에 많은 대회에 출전하면 이듬해 후유증을 겪는다. 하지만 임성재는 예외다. 투어 2년 차인 올해 더욱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임성재는 지난해 단순한 삶을 살며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호텔에서 호텔로 이동하며 먹고 자고 골프만 쳤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한국 식당 찾기. 대회가 열리는 도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한국 식당을 수소문하는 게 일이다. 프로 데뷔후 2년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뛸 때도 임성재는 이동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한식당을 찾는 일이었다.

임성재는 그런 단순한 삶속에 강행군을 계속했고 페덱스컵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었다. 우승이 없던 임성재가 30명만 출전하는 투어 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대회에서 포인트를 쌓았기 때문이다. 임성재와 신인왕을 놓고 경쟁한 캐머런 챔프와 매튜 울프,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는 우승을 차지하고도 투어 챔피언십엔 나가지 못했다.

임성재는 낙천적인 성격이라 투어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다. 또한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라 피로 회복도 빠르다. 임성재는 투어 생활에 대한 확실한 생각도 갖고 있다. “일관성이야말로 내 에너지를 유지시키고 내 골프를 날카롭게 만든다”는 신념 말이다.

임성재는 스윙에도 일관성이 있다. 손목을 사용한 테이크 어웨이 동작은 아주 느리다. 자연스럽지 않고 기계적이다. 하지만 다운 스윙은 부드럽고 공격적이다. 그 결과 스윙에서도 일관된 탄도를 만들어 낸다. PGA투어의 많은 캐디들이 입을 모아 임성재를 “PGA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라고 평가한다.

임성재는 혼다 클래식 우승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위 입상으로 투어 내에서 ‘핫’한 선수가 됐다. 이번 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후보를 점치는 파워 랭킹에서 당당히 9위에 올랐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애덤 스캇(호주), 더스틴 존슨, 매트 쿠차(이상 미국)가 그의 발 밑에 있다. 움직이는 중소기업이 된 임성재가 이번 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어떤 경기력으로 고국 팬들의 새벽 잠을 설치게 할지 궁금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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