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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만화경] 라지볼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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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열린 제6회 보람상보배 전국오픈 생활체육탁구대회의 라지볼 경기 모습. [사진=보람그룹]


탁구인데, 탁구가 아닌 탁구가 있다. 바로 라지볼 탁구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공이 오랜지색이라는 것. 또 종목 이름(라지볼) 그대로 볼이 보통 탁구(40mm)보다 4mm 더 크고, 무게(2.2g)는 5g 더 적게 나간다. 크고 가벼우니 탁구에 비해 볼의 회전이나 스피드가 떨어진다. 여기에 네트 높이가 17.25cm로 2cm가 더 높다. 라켓은 같지만 러버는 돌출(핌플)러버만 사용이 가능하다. 모두 초보자와 고령자가 탁구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다. 랠리가 많은 까닭에 보통 탁구의 5세트보다 적은 3세트로 승부를 가리고, 12-12가 되면 더 이상의 듀스 없이 13점을 먼저 따내는 쪽이 승리한다. 테니스를 기반으로 한 정구(소프트 테니스)가 있다면 탁구에는 라지볼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탁구는 영국에서 만들어졌지만, 라지볼은 생활체육 및 노인체육이 발달한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수준급의 탁구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해 일본탁구협회는 1987년 초보자와 노인들을 위한 새로운 탁구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1988년에 라지볼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용품회사 니타쿠가 적극 협조했다.

한국은 1999년 금천구생체협의회 감사를 맡고 있던 강연수 씨가 일본과 대만에서 라지볼을 구입해 도입을 시작했고, 2001년 금천구청체육관에서 시범경기를 열었다. 이후 국민생활체육 전국탁구연합회(2016년 대한탁구협회로 통합)가 일본과 생활체육교류를 하면서 저변을 넓혔다. 첫 공식대회는 2008년 2월 열린 제1회 회장기 전국라지볼 대회였다. 2016년 생활체육과 통합한 대한탁구협회가 라지볼이 국제탁구연맹(ITTF)의 정식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한국라지볼탁구연맹(회장 김영일)이 결성됐다. 당시 3,500명이 동호인으로 등록했고, 지금은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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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상조 오픈에서 라지볼 복식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 자세히 보면 볼이 오렌지색이다. [사진=보람그룹]


생활체육 탁구 붐이 일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탁구도 비인기종목 취급을 받는다. 그런데 라지볼은 탁구에서도 찬밥신세다. 노인체육의 중요성 강조되면서 자체 지역대회와 전국대회를 열고 있지만, 규모가 있는 생활체육탁구대회는 라지볼을 끼어주지 않고 있다. 대한탁구협회가 1년에 두 차례 개최하는 생체대회에 라지볼을 끼워주는 정도다.

지난 주 충북 제천에서는 제6회 보람상조배 전국오픈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열렸다. 매년 2차례 열리는 이 대회는 보람그룹이 대회마다 6,000만 원의 후원금을 내놓으면서 생체탁구의 메이저대회로 자리를 잡았다(상금과 경품이 푸짐하다). 보통 주말 이틀에 걸쳐 대회가 열리는데, 올해는 금요일(29일)까지 3일 동안 열렸다. 이유는 금요일 하루 라지볼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서였다. 전국의 라지볼 강자 200여 명이 모여 열띤 경쟁을 펼쳤다.

대회 현장을 찾은 한국라지볼탁구연맹의 안창인 부회장은 “규모 있는 전국대회에서 라지볼을 함께 개최한 것은 이번 보람상조 대회가 처음이다. 라지볼 탁구인들까지 배려해준 주최 측에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768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14.9%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고령사회이고,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7% 이상-고령화 사회, 14% 이상-고령사회, 20% 이상 - 초고령사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사회다. 노인들에게야말로 체육이 가장 필요하다. 이미 대한노인체육회가 있고, 노인체육진흥을 위한 법률까지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다. 풀뿌리 탁구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라지볼 탁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 한국사회의 주축인 중년은 곧 초고령사회의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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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회식 후 촬영된 보람상조 대회의 5, 6부 참가자들. 이번 보람대회는 민간이 개최하는 전국 규모 생활체육 탁구대회로는 처음으로 라지볼 경기를 열었다. [사진=보람그룹]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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