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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컵] ‘수원에는 FA컵 DNA가 있다’ 역대 최다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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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수원의 고승범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원아영 기자] ‘K리그 명가’ 수원삼성이 자존심을 되찾았다.

수원은 2010년대 들어 ‘축구명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까닭에 2019시즌 FA컵 우승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는 일과 같았다. 수원은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내셔널리그(3부) 대전코레일을 4-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대전 1차전 0-0). 전반 14분과 후반 22분, 고승범이 선제골과 추가골을 거푸 터트리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 후반 32분 김민우, 후반 39분 염기훈이 쐐기골을 넣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FA컵 최다 우승팀이 됐다. 2002, 2009, 2010, 2016년에 이어 다섯 번 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4회 우승으로 동률이었던 포항스틸러스를 따돌렸다. 여기에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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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후 기뻐하고 있는 수원삼성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수원의 FA컵 우승 역사는 2002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김호 감독이 이끌던 수원은 모기업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서정원, 이운재, 고종수 등 국대급 선수들이 즐비했다.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한 수원은 FA컵 첫 우승뿐 아니라 ACL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이후 수원은 모기업이 지원금을 축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2009년에 이정수, 조원희 등 2008시즌 우승의 핵심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FA컵에서 우승했지만 K리그에서는 10위 그쳤고, 이에 대한 책임으로 차범근 감독이 사퇴하기도 했다. 2010년 윤성효 감독이 부임하며 FA컵 2연패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줄어든 운영비에 팀 안팎에서 잡음이 새어나왔다.

수원은 2016시즌, 라이벌 FC서울(서울)을 꺾고 통산 네 번째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 시즌 리그에서는 잔류경쟁까지 벌일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은 FA컵 결승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지만, 2차전 서울 원정에서 1-2로 패하며 연장 승부차기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승부차기에서 10번째 키커로 나선 서울의 유상훈이 실축하며 우승컵을 품었다.

3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오른 올해도 수원은 여전히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이임생 감독이 부임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지만 팀 컬러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결국 상위스플릿에 오른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에는 하위스플릿(7위~12위)로 밀려났다. FA컵 준결승에선 4부 리그 팀인 화성FC에 고전하며 힘겹게 결승 무대를 밟았다.

결국 FA컵은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축구명가 수원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토너먼트인 FA컵에서는 리그 전력으로는 기대하기 힘든 호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FA컵에서 MVP를 수상한 고승범은 “개인적으로 FA컵 우승이 3회지만, 실제 뛴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준비를 했고, 준비한 만큼 보여준 거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삼성에는 확실히 FA컵 DNA가 있는 듯싶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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