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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킬로이와 박성현의 비밀병기 아이언 P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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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지난달 투어챔피언십을 우승할 때 P790 아이언을 사용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에서 2승을 가둔 박성현(26)의 먼 거리에서 핀 가까이 붙이는 정교한 아이언 샷은 일품이었다.

매킬로이와 박성현 뿐만 아니라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 등 대표적인 선수들이 사용한 아이언은 테일러메이드 P790이었다. 이 모델은 테일러메이드 단조 아이언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아이언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 처음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선수들로부터 격찬을 받는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골프기구의 각종 규제로 인해 기술 발전의 한계치에 이른 상황에서 선수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건 어떤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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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데이는 2번 아이언을 시타한 후로 시즌 중에 클럽을 바꿨다.


대회 전에 교체 단행한 제이슨 데이
2년 전인 2017년 테일러메이드 P790아이언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일어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제이슨 데이는 2006년 프로로 전향하면서부터 쭉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사용했다. 그는 롱 아이언을 멀리 치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제품을 테스트하는 최적의 선수로 지목을 받았다.

테일러메이드의 아이언 개발 시니어 디렉터였던 토모 바이스테드는 비거리용 아이언인 P790을 들고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나타나 데이에게 아이언을 보여줬다. 데이는 처음에 새 클럽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클럽은 통상적으로 시즌 중간에 교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 끝나면 바로 마지막 메이저인 PGA챔피언십이 개최되고 페덱스컵과 프레지던츠컵까지 중요한 대회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철한 데이는 신제품 테스트에 응했다. 그런데 데이는 볼 10개 정도를 치더니 사용하던 2번 아이언을 골프백에서 꺼내 P790 아이언으로 대체했다. 바이스테드는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첫번째 친 볼은 똑바로 드라이빙 레인지 끝까지 날아갔다. 트랙맨 수치로 캐리 거리 267야드, 총거리 281야드를 쳤던 것 같다. 말이 안 될 정도로 멀리 쳤다.”

제이슨 데이는 이 아이언으로 펀치 샷과 같은 느낌의 낮은 탄도 샷도 칠 수 있는지, 원하는 구질을 구사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클럽에 만족한 데이는 그걸 들고 바로 대회에 출전했다. 이 아이언 인기 신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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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p790 아이언으로 올 시즌에서 활동하고 있다.


4번 아이언으로 대체한 박성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스펙에 맞춰 제작된 P790 아이언을 잰더 셔플리(미국)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테스트를 했다. 자신의 클럽 스펙에도 맞지 않았지만 시타를 마친 셔플리는 만족한 나머지 캐디를 시켜 곧장 테일러메이드 투어밴에 가서 자신에게 맞는 P790 2번 아이언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셔플리는 그해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2번 아이언을 갖고 우승했다.

이밖에 더스틴 존슨, 존 람(스페인), 체즈 레비(미국) 등 여러 선수가 빠르게 P790 롱 아이언으로 교체했다. 더스틴 존슨은 P790 3번 아이언을 들고 다닌다. 체즈 레비도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서 P790 4번 아이언을 사용해 우승했다.

세계여자 골프랭킹 2위인 박성현도 롱 아이언은 P790 4번 아이언으로 대체한다. 여러 차례 우승에 도움이 됐던 클럽이다. 롱 아이언에서 비거리와 관용성이 뛰어났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급속도로 올라갔다. 바이스테드는 “투어 선수가 아이언을 이렇게 빠르게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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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데이, 박성현, 셔플리 등이 시즌 중에 p790 시타를 해보고 클럽을 교체했다


선수 의견 반영해 2년 만에 업그레이드
2년 만에 출시된 더뉴 P790은 성공적인 아이언의 느낌과 성능을 최대한 살렸다. 동시에 투어 선수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조금씩 수정해 더 일관된 퍼포먼스를 나타낼 수 있도록 했다. P790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뉴 P790에서 바뀐 부분은 디자인이다. 블레이드 길이가 79mm여서 붙여진 이름이 P790이다. 더뉴 P790에서는 블레이드 길이가 번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롱 아이언에서는 조금 더 길게 설계했고 쇼트 아이언에서는 블레이드 길이가 조금 짧아졌다. 또한 탑 라인도 이전 모델보다 얇아졌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오프셋도 이전 모델보다 대체적으로 줄었다. 페이스는 7% 더 얇아졌다. 반발계수를 높여 볼 스피드를 증가시키는 효과다.

페이스 뒤쪽에는 프로그레시브 역원추형 기술이 적용됐다.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 페이스의 뒷면에서 볼 수 있었던 기술로 스위트 스폿을 넓혀주며 정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반발력을 높여주는 효과다. 결국 미스 샷에서도 좌우 편차를 어느 정도 보상해주며 볼 스피드가 감소하는 것을 잡아준다. 이 기술은 아이언 번호에 따라 역원추형의 위치가 조금씩 차이를 둔다는 의미다. 번호에 따라 미세하게 조정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롱 아이언에서 볼이 조금 더 떴으면 좋겠다는 투어 선수의 의견이 있었다. 얇게 제작된 페이스와 아이언 보디에서도 무게를 줄였다. 잉여 무게는 텅스텐에 추가되어 헤드 아래 뒤쪽에 배치해 볼이 더 잘 뜰 수 있도록 했다. 미들과 숏 아이언의 솔에는 스루 슬롯 스피드 포켓이 채용됐다. 페이스 아래에 맞은 샷에서도 볼 스피드가 급속히 떨어지지 않는 장치다. 1세대 모델과 같이 중공 구조 안쪽에는 스피드폼을 주입해 얇은 페이스를 받쳐주며 중공 구조에서 생길 수 있는 떨림을 방지한다.

더뉴 P790은 기존 모델의 DNA를 최대한 살리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한 듯하다. 퍼포먼스와 디자인이 한층 나아졌다. 머슬백 디자인 형태의 아이언으로 관용성을 선호하는 골퍼, 비거리를 필요로 하는 골퍼 그리고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골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매킬로이, 박성현의 자신감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이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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