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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 오픈 출전경험이 우승 불렀다는 문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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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를 뛴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문도엽(28 사진)은 11일 끝난 동아제약-동아ST 챔피언십에서 강호 박상현(34)을 누르고 우승한 게 “디 오픈에 출전한 덕”이라고 했다. 하루에 6만명씩 들어차는 구름 갤러리 속에서 난생 처음 경기했는데 그 속에서 평상심을 유지하는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고 한다.

문도엽은 지난 달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린 제148회 디 오픈에 처녀출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예선탈락이었다. 그래도 큰 걸 얻었다. 연인원 25만명이 들어차는 대회장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기 볼을 치는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고 한다. 그런 경험은 오롯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연습라운드 때 갤러리 숫자가 자신이 지난해 우승한 KPGA선수권대회의 챔피언조 갤러리 숫자보다 많았다. 문도엽은 “너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심리적 압박감에 적응된 느낌이었다”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내 게임을 하는 걸 보면서 자신감도 커졌다”고 했다. 그런 자신감은 매치를레이 우승으로 연결됐다.

또 다른 소득도 있었다. ‘일관성’이란 화두였다. 문도엽에겐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분을 못이겨 경기를 망치는 악습이 있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디 오픈 출전을 계기로 프로골퍼로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

스윙의 좋고 나쁨을 떠나 잘 치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성있는 스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려면 멘탈이 중요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압박감이 심해지면 안하던 스윙을 해 실수가 나온다는 설명이었다. 문도엽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일수록 일관된 스윙을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현과의 매치플레이 결승은 그런 깨달음을 실전에서 실현한 경기였다. 준결승과 결승을 하루에 치러 36홀 강행군을 했으나 멘탈을 강화시킨 덕에 큰 흔들림없이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문도엽은 “상현이 형이 초반에 실수를 해준 덕에 승리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문도엽은 하반기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코리안투어 하반기 개막전인 부산경남오픈에 나가지 않고 대신 인도네시아와 대만에서 2주 연속 아시안투어 경기에 나선다. 그리고 일본으로 이동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Q스쿨 2차전을 치른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다.

그 다음은 대구경북오픈이 열릴 때 일본으로 건너가 파나소닉오픈에 출전하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나간다. 문도엽은 지난해 KPGA선수권 우승자 자격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PGA투어 경기인 CJ컵에 출전한 바 있다. 아직 출전권이 없는데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꼭 2년 연속 CJ컵에 출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문도엽은 큰 경기에 강한 면이 있다. 본인 스스로도 “변별력이 높은 어려운 골프장이 좋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쉬운 골프장은 조금만 못치면 등수가 뚝뚝 떨어지는데 반해 어려운 골프장은 그렇지 않다는 게 선호하는 이유다. 똑바로 멀리 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문도엽이 하반기 어떤 결심으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궁금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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