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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 칼럼] 강성훈과 판정쭝의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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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이 올해 AT&T바이런넬슨에서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많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판정쭝과 강성훈은 골프를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다.

태국 출신의 어머니를 둔 타이거 우즈가 엄청난 실력으로 한참 골프계를 장악하기 시작하던 1990년대, 대만의 판정쭝과 대한민국의 강성훈은 골프라는 스포츠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골프는 점차 본인들 인생이 큰 변화를 주게 되었다.

올 봄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게 남다른 계절이었다. 판정쭝은 RBC 해리티지에서, 강성훈은 AT&T 바이런 넬슨에서 본인들의 PGA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들의 우승은 세계적인 골프 스타를 목표로 하는 어린 아시아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 두 선수는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들은 둘 다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실력파 아마추어 선수였다. 두 선수 모두 그들의 아버지의 영향과 도움을 많이 받았으며, 영어를 한 마디도 할 수 없던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골프를 하며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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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판정충이 올해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을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27살의 판정쭝은 그의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알고 있다. 그의 부모님은 집 근처의 로컬 골프 클럽에서 일했다. “아버지는 골프를 사랑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한테 골프를 가르쳐 주며, 나중에 골프가 나의 직업이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내가 5살이던 해, 아버지와 TV로 다양하고 많은 골프 중계를 보았고, 그때 마다 아버지는 내게 골프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라며 판정쭝은 아버지의 골프 사랑에 대해 언급했다. 판정쭝은 1987년 로스앤젤레스 오픈에서 우승한 첫 대만 선수 T.C. 첸 이후로 두 번째 대만 출신 PGA투어 우승자가 되었다.

잠재적인 재능과 꾸준한 노력으로 그리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통해, 판정쭝은 큰 꿈을 가진 작은 소년에서 PGA투어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더하여, 판정쭝은 12월 멜버른에서 열리는 프레지던트 컵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되는 대만 선수가 될 가능성도 높혔다.

판정쭝과 그의 친형인 푸치앙은 어린시절, 여러 개의 주니어 클럽과 어른용 채를 잘라서 만든 아이언을 가지고 공을 치며 놀았다. 그는 값비싼 골프 레슨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골프 잡지에 실린 레슨 기사를 보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판정쭝은 “우리는 마치 스펀지 같았다. 접하는 모든 걸 모든걸 다 흡수하려고 노렸했다.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보며 스윙을 터득해갔다. 아버지는 굉장히 엄격하신 분이었다. 우리들이 스스로 배우고 연습하여 실력을 키우길 바라셨다. 아직도 밤늦게까지 마스터즈와 다른 PGA투어 대회들을 본 기억이 난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 장면을 보며 아버지는 ‘얘야, 나중에 너도 PGA투어에서 우승을 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라고 말씀하셨다” 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판정쭝은 2007년 플로리다주 브레던톤에 위치한 IMG내셔널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입학하며 인생 첫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이겨내야 했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은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영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그는 “그 때 당시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했지만,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나한테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라고 말했다.

판정쭝은 이후 AJGA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차지했으며, 워싱턴 주립 대학교의 대표 선수로 자리잡고 두 번이나 전미 대표 선수로 뽑혔다. 그는 또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며 조국 대만에 단체전 금메달 및 개인전 금메달을 쥐어줬으며, 아시아의 떠오르는 스타로 자리잡게 되었다.

프로로 전향한 후, 캐나다의 매킨지투어(PGA투어 3부 리그)에서 뛰며 두 차례 우승하며 2부이 웹닷컴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이듬해 판정쭝은 2016년 한 해에만 일곱 차례 탑10에 자리잡으며 바로 PGA투어 카드를 획득하였다. 그는 2017년 본인의 첫 정규 투어 시즌에서 페덱스컵 순위에서 88위를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는 탑 25위이내 열 번, 그리고 탑 5이내에 2번들며 최종 순위 35위에 올랐다.

놀랍게도, 판정쭝은 RBC해리티지와 같은 주에 본인이 주최하는 AJGA대회 때문에 첫 PGA투어 우승을 놓칠 뻔 했었다. 판정쭝의 아내 미쉘은 2019에 탑3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던 남편에게 PGA투어에 집중하라고 충고하였고, 그녀가 직접 10명의 대만 주니어를 담당하며 대회를 진행했다. 판정쭝은 “아이들과 시간을 최대한 많이 보내려 했는데, 첫 3개월 성적이 좋지 않았던 나에게 아내가 현명한 충고를 했다. 이번에도 그녀가 옳았다” 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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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승을 거둔 강성훈이 경기를 마치고 자원봉사자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강성훈 선수의 아버지 역시 판정쭝의 아버지와 같이 그의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 골프와 영어 실력을 키우게 했다. 강성훈은 탄탄한 플레이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에 들어갔으며, 2006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PGA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성훈은 “어렸을 적부터 미국으로 오면서 아버지의 많은 지원을 받았고, 배울 기회를 많이 얻었다. 특히 미국 생활이 더 수월해지게끔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어서 미국으로 넘어 오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라고 말했다. 강성훈은 최근 PGA투어에서 우승한 열 번째(교포 선수 포함) 한국 출신 선수가 되었다.

강성훈은 판정쭝과 달리 일찍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한국과 아시아 투어에서 네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미국 진출과 함께 바로 2011년과 2012년 PGA투어 카드를 얻어 시합을 뛰었다. 그는 자격을 잠시 잃은 세 시즌 동안 웹닷컴투어에 집중했으며, 2016년에 다시 PGA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선수들과 같이 강성훈 프로도 PGA 통산 8승의 최경주 프로에게 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았다.

강성훈은 “정말 놀랍고 행복하다. 어렸을 적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PGA투어에서의 우승을 상상하곤 했다.” 라고 말했으며, “AT&T 바이런 넬슨 대회 3라운드 시작 전에 최경주 프로에게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 그는 평소 하던 대로만 하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했고, 나의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했고, 실제로 이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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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아 추 치앙


글을 쓴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은 PGA투어 홍보팀의 시니어 디렉터로 투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말레이시아의 TPC쿠알라룸푸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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