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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C쏘그래스 17번 홀의 역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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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홀은 더플레이어스의 가장 흥미진진한 홀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매년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TPC쏘그래스 스타디움코스의 17번 홀의 티잉 구역은 대회의 키를 쥔 곳이다. 정규 대회에서의 거리는 137야드지만 여기서 최고의 선수들의 희로애락이 다 펼쳐진다.

이 홀이 아일랜드 그린으로 결정된 건 1981년에 코스를 조성할 때 피트 다이의 아내 앨리스 다이의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지금은 PGA투어 소유의 TPC코스들이 많지만, 당시만 해도 투어의 첫 번째였고 예산도 적었다. 그런데 공사중에 17번 홀의 그린으로 정한 곳 근처에서 그런데 상당량의 모래를 발견하면서 그 모래를 계속 파서 다른 그린으로 실어 날랐고, 그 바람에 17번 그린 주변의 땅은 사라졌다.

해마다 대회 전 날인 수요일에는 선수 대신 캐디들이 이 홀에서 핀에 가까이 붙이기 시합을 벌인다. 핀에 가장 가까이 붙인 캐디가 선수들이 기증한 돈이 담긴 항아리를 차지하는데, 금액은 5천달러 정도 된다. 투어에서는 동일한 금액을 브루스에드워즈재단에 기부하고 우승자에게 이름이 새겨진 머니클럽을 선사하며 선수용 주차장에 주차 공간을 지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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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니셔너(왼쪽)가 임성재에게 배지를 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PGA투어]


올해는 페덱스컵 상위 50위가 모두 출전했다. 미국 선수 52명을 제외하면 24개국 출신 선수가 출전한다. 그중에 11명의 역대 챔피언이 있다. 타이거 우즈(2001, 2013), 애덤 스캇 (2004), 필 미켈슨(2007), 세르히오 가르시아(2008), 헨릭 스텐손(2009), 매트 쿠차(2012), 마틴 카이머 (2014), 리키 파울러(2015), 제이슨 데이(2016), 김시우 (2017), 웹 심슨(2018)이다. 출전 선수 중에 임성재 등 21명의 선수가 첫 출전이며 임성재와 카메론 챔프, 아담 롱, 마틴 트레이너는 루키로 올해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는 26번째의 필 미켈슨이며 그는 2007년에 우승했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15명의 한국과 한국계 선수가 236번 플레이했고 45개의 버디를 잡았다.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 성적을 합산하면 통산 11오버파로 3.04의 평균 타수다. 재미교포 케빈 나의 성적이 가장 뛰어났다. 34번의 플레이에서 11개의 버디와 단 3개의 보기 이상의 성적을 기록, 통산 7언더파 2.79의 평균 타수를 기록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그는 2009년 대회에서 공동 3위를 비롯해 3번의 톱10을 기록했다.

2003년 대회부터는 이 홀에서 선수들이 물에 빠트린 공을 세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757개인데 이는 전체 티 샷의 11%에 해당한다. 2007년에는 첫 라운드에서 50개를 포함하여 총 93개의 볼이 물에 빠졌다. 17번 홀은 1982년에 처음 쓰였는데 얼마 후에 잭 니클라우스가 “저기에 폭탄을 묻고 싶은 선수가 많겠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밖에 선수들은 어떻게 이 코스를 설명하는지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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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는 2001, 2003년 두 번 더플레이어스를 우승했다.


프레드 커플스(1984, 1996년 챔피언): 1997년에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고, 1999년에는 앞선 샷을 물에 빠트린 후 세 번째 샷이 된 티 샷을 그대로 홀인시켰다. 타이거 우즈는 19번째 출전인데 3월에 열린 지난 2001년과 5월에 열린 2013년에 우승했다. 올해 우승하면 역대 3승을 거둔 잭 니클라우스와 같은 기록을 세운다.

데이비스 러브 3세(1992, 2003년 챔피언): 웨지를 쥐고 372㎡ 그린 한가운데 공을 올리라면 쉽게 올린다. 하지만 타깃을 설정한 다음 9번 아이언이나 웨지로 한복판을 노리라는 게 이 홀이다. 나는 그 홀을 좋아한다. 코스 전체를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싫어했었다. 피트의 코스에는 전략이 너무 과하지만, 일단 그걸 이해하고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점들을 무시하면 코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폴 에이징어(2000년에 홀인원했던 소감, 역대 에이스는 총 8번): 그린까지 걸어가면서 나는 걸음걸이를 신경썼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하는 생각뿐이었다. 팬들은 전부 환호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내게 집중되고 환호성이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걸어가는 길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애덤 스캇(2004년 챔피언): 이 홀이 전반 나인에 있었다면 이만큼 인상적이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위치가 딱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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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2007년 챔피언):
아마추어 골퍼들은 여기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투어 선수들에게는 그린이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95%는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이후 이홀의 평균 스코어 3.12타로, 난이도 순위에서는 7위)

폴 고이도스(2008년에 공을 물에 빠트려 연장전에서 가르시아에게 패함): 그 홀에서 가장 어려운 샷은 볼을 물에 빠트린 후에 하는 샷이다.

데이비드 톰스(2011년 최경주와 이 홀에서 연장전 끝에 패배함): 다섯 번째 메이저로 고려한다면, 너무나 많은 운에 좌우된다. 일례로, 바람이 얼마나 불지도 관건이다. 나는 일주일 내내 거리가 애매한데, 누군가는 딱 맞는다면? 볼을 어디로 보내고, 어떤 클럽으로 샷을 하느냐에 따라 너무 변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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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챔피언 최경주가 우승 확인 후.[사진=PGA투어]


최경주(2011년 챔피언, 53번 플레이 했고, 통산 3.08의 평균 타수): 그 홀은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오직 신만이 결과를 정할 수 있다. 우승 당시 톰스가 파 퍼트를 하기 위해 준비할 때, 나는 그 위치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습 라운드 때 그 위치에서 퍼트를 해봤는데, 라인이 어렵고 울퉁불퉁 했었다. 실제 그가 퍼트했을 때, 약간 강하게 쳤다고 느꼈다. 그가 어떤 기분일지 알기 때문에 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 17번 홀이 유명해서 그 홀에서 연장전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연장전에서 티샷을 준비할 때 ‘물에만 빠지지 말자, 그린에만 올리자’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마틴 카이머(2014년 챔피언): 10점 만점에 10점이다.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어야 한다. 아주 용감할 필요가 있다. 골프는 그래야 마땅하다.

리키 파울러(2015년 챔피언, 마지막날 연장전 2회 포함 하루에 버디만 세 개): 아무리 길어도 백티에서 그린 맨 뒤쪽에 핀이 꽂혀도 150야드 정도인데, 그래봐야 웨지 거리다. 세 번 모두 같은 클럽, 갭 웨지였다. 유일한 차이점은 세 번 모두 바람이 달랐다는 것이다. 이 홀에서 하루에 세 번의 버디는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기록일 것이다.

러셀 녹스(2016년 공 세 개를 물에 빠트려서 9타로 홀아웃): 티에서 샷을 세 번하고, 티에서 내려와서 다섯 번을 했다. 두 번째 볼이 물에 빠진 후에 든 생각 ‘가방에 볼이 몇 개나 남아있더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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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김시우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김시우(2017년 챔피언): 마지막 라운드 17번 홀에서 플레이 때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그 홀에서 내가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전혀 떨리지 않았다. 그냥 그린 가운데를 목표로 하고 집중해서 피칭 샷을 했다. 그냥 평소와 같이 편안하게 플레이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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