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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준의 헷갈리는 새 골프 규칙 3] 그린에서 수리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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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그린에서 스파이크 자국까지도 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지켜야 할 것도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올해 대폭 바뀌어 적용되는 골프룰로 고민하는 골퍼가 많다. 종전까지 알던 상식과 바뀐 룰을 혼동하거나 세밀하게 적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제법 생길 것이다. 김용준 한국프로골프(KPGA)경기위원의 ‘헷갈리는 새 골프규칙’ 세 번째 시리즈다. <편집자주>

최근 사회관계망(SNS)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기겁했다. 한 프로 골퍼가 바뀐 골프 규칙을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SNS에 레슨 영상을 자주 올려 제법 유명해진 여자 프로였다. 다 좋았는데 갑자기 퍼팅 그린에서 틀리게 설명을 했다.

‘스파이크 자국도 수리할 수 있다’고 한 것까지는 맞았다. 새 규칙은 피치 마크나 오래된 홀 자국 외에 다른 손상도 수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가 퍼터를 들고 볼에서 홀까지 볼이 굴러갈 길을 따라가며 계속 토닥토닥 거릴 때는 놀랐다. ‘진짜 저렇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볼이 굴러갈 선을 따라 스파이크 자국 범벅일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엄연히 규칙 위반이다. 퍼팅 그린 손상은 수리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이 만든 손상만 가능하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즉, 스파이크 자국이나 동물이 낸 발자국은 수리해도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자연이 만든 손상은 어떨까? 예를 들어 빗물이 흘러서 패였다면 말이다. 그렇다. 수리할 수 없다. 잔디가 병들어서 울퉁불퉁 해진 경우는? 마찬가지다. 수리하면 안 된다.

퍼팅 그린을 수리할 수 있다는 규칙이 생기면서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또 있다. 다른 플레이어 퍼트선을 밟는 걸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맞는 얘기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앞으로도 절대 남의 퍼트선을 밟으면 안 된다. 이전에든 지금이든 규칙에 어긋나지는 않는다. 퍼트선 밟았다고 페널티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분명히 볼이 굴러갈 때 영향을 준다. 수리할 수 있는 데 뭐가 문제냐고? 아무리 해도 완벽하게 수리를 못한다. 볼이 사람 키만큼 크다면 스파이크 자국은 벽돌 두께만큼 깊다고 보면 된다. 사람 키만한 볼이 굴러가다 벽돌을 만나면? 당연히 튄다. 스파이크 자국이 나면 퍼팅 그린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다는 얘기다.

퍼터로 툭툭 쳐서 눌러도 깊게 패인 것을 완벽하게 고칠 수는 없다. 일일이 그린 수리기(포크 비슷하게 생긴 것)로 돋운 다음에 눌러야만 완벽하게 수리된다. 그러면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는가? 여전히 다른 플레이어 마크를 잘 살피고 돌아다니는 것이 맞다는 얘기다.

나도 순간적으로 헷갈린 새 규칙이 있다. 바로 벙커나 페널티 구역에서 낙엽 따위를 치우다 볼이 움직이면 몇 벌타를 받느냐는 문제다. 낙엽을 치울 수 있다는 것까지는 이제 다 안다. 그러다 볼을 움직이면 페널티를 받는다. 그런데 ‘몇 벌타냐’는 질문이다. 전에는 아예 치울 수도 없었으니 치우면 2벌타였다. 이제는 치울 수 있고 치우다 볼을 움직이면 1벌타다. 나도 누가 묻길래 순간 2벌타라고 했다가 아차 하고 바로 잡았다.

조금 더 분명히 이해해야 할 규칙은 또 있다. 스트로크 플레이(총점을 따지는 경기)에서 플레이 할 때 순서 상관없이 칠 수 있다는 조항 말이다. 이 말이 원구선타(멀리 있는 볼 먼저 치기) 원칙보다 우선한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여전히 홀에서 멀리 있는 플레이어가 먼저 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멀리 있는 플레이어가 아직 준비 안 됐다면 더 가까운 이가 먼저 쳐도 된다는 얘기다.

시간 아끼기 위해 그렇게 하기를 적극 권장한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더 멀리 있는 플레이어가 치려고 하는데 더 가까운 곳에서 먼저 쳐버리고는 순서 상관없는데 어떠냐고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공식 경기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이걸 악용해 다른 선수를 돕기 위해 먼저 쳤다면 합의 반칙으로 2벌타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 글 김용준 프로 (KPGA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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