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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 케이시가 사우디 골프대회를 보이콧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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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인 차원에서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보이콧한 폴 케이시. [사진=유러피언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이번 주 유러피언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상 최초로 경기를 개최한다. 대회명은 사우디 인터내셔널이다.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비롯해 두바이데저트클래식 우승자인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대거출전한다.

이 대회는 사우디 왕실의 지원 속에 총상금 350만 달러(약 40억원)를 놓고 오는 31일부터 나흘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로얄 그린스 골프&컨트리클럽(파70/7010야드)에서 열린다. 전야제 행사로 미국의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132명의 참가선수는 화려하다. 세계랭킹 5걸중 4명이 출전하며 메이저 우승자에 작년 라이더컵 출전선수 9명 등 쟁쟁하다. 호주 국가대표인 이민우도 초청받았으며 왕정훈과 박효원, 최진호 등 한국선수들도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앞두고 분위기는 흉흉하다. 대회를 개최하는 사우디 왕실이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자말 카쇼기 암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지난 주 인도적인 차원에서 불참을 선언했다. 유니세프 홍보대사인 케이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카쇼기 살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케이시는 첫 홀서 티샷만 해도 30만 파운드(약 4억 400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타이거 우즈(미국)도 250만 파운드(약 37억원)의 초청료를 거절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와는 별도로 테니스의 라파엘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도 제다에서의 시범경기에 200만 파운드(약 30억원)를 주겠다는 사우디 왕실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는 “난 정치인이 아니고 프로골퍼”라며 출전을 위해 전세기를 이용해 런던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로 비행을 시작했다. 유러피언투어도 사우디에서의 경기 개최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케이트 펠리 유러피언투어 대표는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며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골프대회를 열게 해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왕실 측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력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자말 카쇼기는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를 비판해 오다 작년 10월 터키 주재 사우디 아라비아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실종됐다. 터키는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에 의해 카쇼기가 살해됐다고 주장한 반면 사우디 왕실에선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 CIA는 왕세자의 지시를 받아 카쇼기를 암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 왕실은 카쇼기 암살로 인한 국제적인 비난을 희석시키기 위해 골프대회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 3걸을 부른 것에서 알수 있듯이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총상금의 몇 배가 되는 ‘오일 머니’가 선수 초청료로 쓰였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가 어떤 결론에 도달할 지 흥미롭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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