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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철의 생세세상EIM] 운동이 약이다

# 기대되는 소식 하나. 빠르면 올해 내로 EIM 코리아가 발족할 것 같다. 건국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센터장 김진구)가 지난 4월 비영리 단체인 'EIM 코리아'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EIM은 ‘Exercise is Medicine(운동이 약이다)’라는 뜻. 2007년 미국의학협회(AMA)와 미국스포츠의학협회(ACSM)가 시작해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으로 확대됐다. 단체 명칭이 알려주듯, 수술과 약물치료 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운동을 통해 환자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운동이 이제 질병예방을 넘어 치료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나라가 ‘문재인 케어’로 말이 많은데, 위정자들은 운동을 통한 질병예방이나 혹은 치료에는 왜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다. 생활체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의료비가 3.43달러 절약된다는데 말이다. 이 칼럼도 EIM을 더해 ‘생체세상EIM'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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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초 금빛나래 탁구후원회가 군산의 대통령기 대회를 찾아 응원하고 있는 모습.


# 최근에 있었던 탁구의 EIM 사례 3가지. 첫 번째는 7월초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개최된 제34회 대통령기 전국시도탁구대회 현장에서 나왔다. 미성초-문성중-독산고-금천구청 탁구팀을 후원하는 사단법인 금빛나래탁구후원회 20여 명이 관중석에서 응원을 펼쳤다. 류희복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단체로 응원수건까지 제작해와 마치 축구응원처럼 인상적인 응원을 펼쳤다. 흥미로운 것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이상적인 협력 롤모델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금빛나래’ 회원들이 단순히 원정응원만을 펼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전에 군산지역 탁구동호회와 접촉해 원정응원길에 군산에서 2박을 하며 교류전을 가진 것이다. 후원 탁구선수들을 응원하며 수준 높은 엘리트 탁구를 감상하고, 또 타지역 동호회와 탁구로 교류까지 했으니 일석이조다. 금빛나래의 이관수 총무이사는 “우리 모델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문의가 오고 있다. 금빛나래와 같은 조직이 전국적으로 많아져 엘리트 대회 때마다 응원과 함께 서로 탁구교류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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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보-탁벼시 선수동호인 대회에서 B그룹 하위부에서 우승한 김미경 씨(세종, 왼쪽)가 유남규 감독으로 상장과 부상을 받고 있다.


# 북한선수들의 전격적인 참가와 장우진의 사상 첫 3관왕으로 큰 화제를 모은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7월 17~22일). 탁구용품사인 게보코리아는 코리아오픈 성공을 위해 지난 15일(일) 대전의 동산고체육관에서 ‘제1회 게보-탁벼시 선수 동호인 혼성 전국탁구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의 특징은 대전지역의 초중고 남녀선수들이 동호인들과 섞여 경기를 한다는 것. 엘리트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특전’이 알려지면서 300여 명의 참가엔트리는 조기에 마감됐고, 현장의 열기도 무척 높았다. 대체로 학생선수들이 동호인을 압도했지만, 드물게 이변이 나왔을 때는 해당 동호인은 “가문의 영광”이라며 즐거워했다. 현장에서는 “동호인-전문선수가 함께 하는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이옥규 게보코리아 대표는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또 이후 열린 코리아오픈도 한국 탁구역사에 남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해 무척 기쁘다. 앞으로도 이 같은 대회를 계속해서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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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람할렐루야 탁구단의 오광헌 감독(오른족)이 당진시청과의 탁구교류에 앞서 심의수 당진시청 동호회장에게 탁구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 마지막은 보람할렐루야 탁구단의 당진시청 탁구동호회 재능기부. 지난 27일 보람 탁구단은 오광헌 감독과 이정우 코치, 최원진, 한유빈, 이승혁 선수가 당진시청을 찾아 탁구강습, 시범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범경기에서 동호인 조가 국제대회(2017 슬로베니아오픈) 우승조인 이정우-최원진 조를 꺾었을 때 이긴 쪽도 진 쪽도 서로 놀라며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보람 탁구단은 탁구용품을 전달했고, 한국중고탁구연맹의 손범규 회장도 특별히 참석해 소정의 선물을 건넸다. 당진시청 동호회의 심의수 회장은 “탁구가 정말 좋은 운동인데, 엘리트 선수들과 교류하는 것이 이처럼 즐거운 일인지 몰랐다. 탁구를 통해 다이어트를 하고, 삶의 활력소를 찾은 회원들이 많은데 앞으로 이런 행사를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보람 탁구단은 지난 5월 강서구 비전탁구클럽에서 강습회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 흥미로운 것은 위의 3가지 사례가 일부라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렛츠런 탁구단(감독 현정화)도 최근 탁구강습회를 열었고, ‘깎신’ 주세혁도 최근 경기도의 한 탁구장을 조용히 찾아 동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유남규 감독(삼성생명)은 별도의 밴드를 만들어 동호인들과 온오프라인에서 탁구교류를 많이 가져 ‘탁구전도사’로 통한다. 시야를 넓혀 배드민턴, 마라톤 등 다른 종목을 보면 이런 엘리트-생활체육 교류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장익영 한체대 교수는 “인류문명의 진보는 노동시간 단축 및 여가시간 확대로 이어져왔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이 바로 이를 대변한다. 중요한 것은 여가시간 활용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신체활동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를 바탕으로 정책이 설정되고, 엘리트-생활체육의 협력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경제학에서 ‘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고 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미 현실(토대)에서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뭉쳐지고 있다. 뜨거운 7월 탁구로 본 세상이 그랬다.

* 스포츠는 엘리트선수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죠. 하지만 스포츠미디어는 자본의 문법에 따라 인기종목과 스타선수만 주목합니다. 이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은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 스포츠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가는 모습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생활체육 전문칼럼인 '유병철의 생체세상EIM'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또 생활체육과 관련해 알리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einer6623@naver.com으로 언제든 연락 바랍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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