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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마 위에 오른 USGA의 가학적인 코스 세팅

  • 기사입력 2018-06-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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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를 마친 후 불공정한 코스세팅에 대해 사과하는 마이크 데이비스. [사진=US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남자골프 4대 메이저중 두 번째 대회인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가혹한 코스세팅으로 악명높다.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 단단하고 빠른 그린은 US오픈을 상징한다. 여기에 무더위나 강한 바람이 가세하면 대회는 인내심 테스트의 경연장으로 바뀐다.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문 코스인 시네콕 힐스에서 열린 올해 US오픈은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시니컬하게 “가학주의자들의 장난같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핀 옆에 떨어지는 잘 친 샷도 그린 경사를 타고 밖으로 굴러나가기 일쑤였다. 매너 좋기로 유명한 필 미켈슨(미국)이 움직이는 공을 치는 비이성적인 플레이를 해야 할 정도로 ‘뚜껑’이 열리는 코스세팅이었다.

대회 첫날 세계랭킹 상위 10걸중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언더파를 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1명 뿐이었다. 3라운드까지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라고 보기 어려운 민망한 플레이가 쏟아졌고 프로골퍼로선 치욕적인 80대 스코어도 수두룩했다. 특히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선 80타 이상을 친 선수가 6명이나 나왔다.

USGA는 3라운드가 끝난 후 불공정한 코스세팅에 대해 사과했다. 문제는 오전 보다 오후에 경기한 선수들의 스코어가 훨씬 나빴다는 점이다. 3라운드 평균타수는 75.33타였으나 마지막 6개 조의 평균타수는 76.6타로 치솟았다.

리더보드를 점령한 상위권 선수들의 스코어가 더 나빴다는 건 실력의 문제는 아니다. 그중엔 더스틴 존슨도 포함됐다. 존슨은 4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했으나 7타를 잃고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그린이 너무 빨라 1m 이내의 짧은 퍼트도 벌벌 떨었다.

USGA의 코스세팅을 총괄하고 있는 CEO 마이크 데이비스는 “오전과 오후 두 개의 코스에서 경기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잘 수행된 샷이 보상받지 못하고 오히려 대가를 치르는 불공평한 결과가 이어졌다”며 3라운드 코스셋업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데이비스는 "명백하게 우리가 빅 보기( big bogey)를 범했다"고 말했다.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한 듯 USGA는 마지막 날 코스의 난이도를 한결 쉽게 했다. 3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비어있는 그린에 물을 뿌려 부드럽게 만들었고 핀 포지션도 쉬운 곳에 꽂았다. 그 결과 3라운드에서 78타를 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는 마지막 날 US오픈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인 7언더파 63타를 쳤다. 하루 사이에 15타를 더 잘 친 플리트우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리키 파울러(미국)는 한 술 더 떴다. 3라운드에서 14오버파 84타를 친 파울러는 마지막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5언더파 65타를 쳐 하루 사이에 19타 차이가 나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파울러는 공동 61위에서 공동 20위로 순위를 41계단이나 끌어올렸다. 3라운드에 79타를 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마지막날 4언더파 66타를 쳐 전날보다 13타를 덜 쳤다. 미켈슨은 81타에서 69타로 스코어를 향상시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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