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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40주년 기념식에서 느낀 공허함

  • 기사입력 2018-05-1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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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환영사를 하는 김상열 KLPGA 회장. [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협회 창설 40주년을 맞아 10년 안에 세계 최고투어가 되겠다는 ‘비전 2028’을 선포했다.

KLPGA는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KLPGA창립 제40주년 기념식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26일 창립 4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기념 행사에는 장하나, 이정은6, 오지현, 김자영2를 비롯한 KLPGA 회원 및 역대 회장, 전현직 임직원, 스폰서, 방송사, 언론사 등 약 400여 명이 참석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KLPGA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KLPGA’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비전 2028’을 선포했다. ‘조직체계 지속혁신’, ‘대회 경쟁력 강화’,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사회적 책임 실현’이라는 4대 전략을 수립하고 3년 뒤인 2021년에는 ‘아시아 골프허브’로, 2025년에는 ‘세계 2대 투어’로, 10년 후인 2028년에는 ‘글로벌 넘버원 투어’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김상열 KLPGA 회장은 “지난 40년간의 전통과 경험, 단계적인 발전 방안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넘버원 투어’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자리에서 KLPGA가 40년간 발전하도록 도운 타이틀스폰서와 주관방송사, 원로회원 등에 공로패를 수여했다. 골프 전설 박세리는 투어회원 공로상을 받았고, 1978년 창립 회원인 김성희 초대회장, 강춘자 수석부회장, 고(故) 구옥희 전 회장과, 한명현 전 수석부회장 가족에게는 특별공로상을 시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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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기념 떡 케이크 커팅식 김경자 전무,이영미 부회장,구자용 전회장,조동만 전회장,윤세영,윤상열 KLPGA 회장,김성희 전회장,강춘자 KLPGA 수석 부회장,박세리. [사진=KLPGA]


하지만 7년 뒤에 현재 규모에서 세계 2대 투어인 일본여자(JLPGA)투어를 따라잡고, 10년 뒤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제치고 넘버원이 되겠다는 비전은 다소 억지스럽고 공허하게 느껴진다.

올해 KLPGA투어는 시즌 30개 대회에 총상금 207억원 규모로 치른다. 일본 JLPGA는 38개 대회에 37억2500만엔(359억원)이고, 미국LPGA는 34개 대회에 6875만 달러(750억원)규모다. 최근 몇 년간 KLPGA의 빠른 성장세를 본다면 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를 구상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투어의 규모는 골프 시장의 성장 및 국가 산업의 부산물로 뒤따르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투어만 특출나게 앞서나갈 수는 없다.

세계 넘버원 투어가 되겠다는 거창한 꿈을 꿀 수 있고 좋다. 하지만 그건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내실을 보강해야 하는 장기간의 과정이 필요할 듯하다. 현재 제2의 규모인 JLPGA투어에는 한국 외에도 대만, 중국의 엘리트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KLPGA는 최근 몇년새 해외로 나가 골프 대회를 주최하고 있지만 대개는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국한되고 있다. 현재 KLPGA투어에서 출전권을 받아 활동하는 외국 선수도 손꼽을 정도다. 그들이 한국 선수들과 겨룰 정도의 경쟁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자국에서 선수를 키우고 육성해 보다 큰 일본과 미국 시장으로 보내고 있는 데 그치는 현재 시점에서 10년 내에 이들 시장을 따라잡겠다는 건 어떤 근거와 자신감에서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결국 핵심은 뛰어난 인적 자원, 즉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일 텐데 이날 기념식장에서는 현재 투어를 뛰는 선수를 많이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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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일본 JLPGA 50주년 시상식에서 투어 선수들이 모두 무대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JLPGA]


40주년을 기념하는 케이크 커팅식에는 역대 회장과 스폰서들과 KLPGA의 중역들이 참여했다. 물론 LPGA에서 25승을 거둔 박세리도 케이크 커팅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쉬운 장면이었다. 현재 투어를 뛰는 선수는 한 명도 들어있지 않았다. 공로상 수여자들에게 꽃다발을 바친 사람들이 그들이었던 것 같다.

여기서 대비되는 한 장면이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지난해 12월에 50주년 기념식을 투어 대상 시상식과 함께 진행했다. 한 해 동안 활동한 선수들이 모두 모여 시상하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투어 루키였던 이민영은 감투상을 받았다.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던 이민영은 “은퇴할 때까지 일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상금 2위를 했지만 외국 선수에게도 시상할 수 있는 게 현재 세계 2대 투어의 위상을 가진 JLPGA투어의 배포일 것이다. 그리고 이날 시상식에서 한 해 동안 투어를 뛰었던 선수들이 모두 무대로 올라가 단체 사진 촬영을 했다.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주인공은 스폰서와 투어의 중역이 아니라 선수들이었다. 거기에는 이보미, 김하늘, 신지애 등 KLPGA 투어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의 JLPGA 50주년 기념식과 한국 KLPGA 40주년 기념식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뭔가가 빠진 듯한 공허감이 거기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10년 뒤의 비전이 실현되는 2028년의 KLPGA 50주년 기념식장은 선수들로 채워진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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