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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오버파 출발한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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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만약 이번 주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사진)가 우승한다면 역사에 남을 스포츠의 명장면이 될 것이다. 아울러 스포츠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재기의 순간이 될 것이다. 우즈는 불과 일년 전만 해도 제대로 걷기 조차 힘든 환자였다. 첫날 성적은 1오버파로 그리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승리한다면 10년 만에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토리 파인스에서 열린 US오픈이었다. 우즈는 당시 망가진 왼쪽 무릎을 끌고 로코 미디에이트와의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만약 만 42세의 우즈가 이번 주 5번째 그린재킷을 차지한다면 잭 니클러스와 벤 크렌쇼, 게리 플레이어에 이어 마스터스 사상 4번째 고령 우승자가 된다.

이번 마스터스에 출전한 87명의 선수 중 상당수는 우즈의 전성기를 보며 골프에 입문한 선수들이다. 로리 매킬로이와 저스틴 토마스, 조던 스피스, 제이슨 데이, 리키 파울러 등 유력 우승후보들 대부분이 ‘타이거 키즈’다. 그들은 우즈를 흠모하고 동경하며 성장했지만 마음속엔 우상을 꺾고 싶다는 열망도 가득하다. 82회 째를 맞은 마스터스가 타이거와 타이거 키즈간 대결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우즈는 본인 스스로 ‘걸어다니는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인생의 두번째 기회를 맞았다'고도 했다. 4번의 허리수술에도 불구하고 전성기 때보다 빠른 스윙 스피드를 내고 있어서다. 기자들은 이에 대한 비결을 물었지만 우즈 본인도 정확히 답을 알지 못했다. 막연하게 “척추 유합술을 받고 몸에 탄력이 생기면서 과거의 스윙 스피드를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유는 중요치 않다. 우즈가 강해져서 돌아왔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마스터스는 그의 홈 게임이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우즈의 우승을 막기 위해 꾸준히 코스 난이도를 높혔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즈는 코스와 경쟁하며 4번이나 그린재킷을 입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경험이 중요한 코스이기도 하다.

마스터스는 퍼팅게임이다. 드라이버를 멀리 쳐야 하지만 악명높은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에서 살아남아야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다. 우즈는 몸이 좋아지면서 정신력도 맑아졌고 덩달아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향상됐다. ‘승부의 키’가 될 퍼터가 뜨거워진 것은 좋은 징조다. 우즈는 마스터스 첫날 드라이버로 309야드를 날렸다.

1089일 만에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4개의 파5홀에서 한 개의 버디도 잡지 못했다. 그래도 1오버파라면 긍정적이다. 오버파로 출발한 타이거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본인은 물론 골프가 승리하는 날이 될 것이다. 모두가 영웅의 귀환을 열망하고 있다. 시들고 있는 골프의 인기를 우즈가 되살리고 있다. 참고로 우즈가 사용하는 브리지스톤 볼은 전년대비 120%의 판매율 상승을 보이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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