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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골프의 약진을 이끌고 있는 인도의 샤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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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멕시코에서 열리고 있는 WGC-멕시코 챔피언십에서 만화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PGA투어에 첫 출전한 슈반카르 샤르마(사진)란 인도 선수가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게 된 것. 작년 이맘 때 인도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했던 무명선수가 일년후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게 됐으니 만화같은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샤르마는 4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차풀테펙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로 2타를 더 줄였다. 중간합계 13언더파. 샤르마는 18번 홀(파4)에서 세컨드샷이 나무를 맞고 벙커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으나 4m 거리의 파 퍼트를 집어넣어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게 됐다. 샤르마는 경기후 “평생 이런 대회에서 경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말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샤르마는 21세의 신예로 불과 4개월 전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무명선수였다. 그러나 작년 12월 요버그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고 불과 두달후인 지난 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또 우승해 이번 WGC-멕시코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두 대회 모두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 공동주관 대회였으며 샤르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샤르마는 이번 대회의 선전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됐다. 우승하면 당장 PGA투어로 진출한다. 그렇지 못해도 세계랭킹을 끌어 올려 다음 주 WGC-델 매치플레이에 나갈 수 있다. 현재 샤르마의 세계랭킹은 75위 인데 64위 안으로 끌어 올리면 된다. 또 50위 안으로 진입하면 ‘명인열전’ 마스터스에도 나갈 수 있다.

샤르마는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아버지가 잘라준 클럽으로 골프를 시작했으며 16살의 어린 나이에 프로로 전향했다. 인도의 아이들이 대부분 방과후 크리켓과 축구를 했으나 샤르마는 골프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골퍼의 길을 걷게 됐다. 유러피언투어에서 먼저 우승한 지브 밀카 싱의 눈에 들어 도움을 받기도 했다. 싱은 언론 인터뷰에서 “샤르마는 좋은 스윙에 강한 멘탈을 가졌다. 또 겸손하기까지 하다. 그는 대단히 높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샤르마는 장타자는 아니지만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나다. 2016년 아시안투어 마닐라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62타를 쳤으며 작년 우승한 요버그 오픈에선 2라운드 때 61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달 메이뱅크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62타를 쳐 우승했다. 이번 WGC-멕시코 챔피언십에서도 3라운드까지 65-66-69타를 치며 순항중이다.

고진영은 LPGA투어 67년 만에 데뷔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해 화제가 됐다. 샤르마가 우승한다면 더 큰 화제를 몰고 올 것이다. 샤르마는 첫 출전한 PGA투어 경기에 첫 출전한 WGC 대회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필 미켈슨(미국)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메이저 챔피언들이 2타차 공동 2위다. 디펜딩 챔피언인 더스틴 존슨(미국)과 작년 PGA투어 신인왕인 젠더 셔플레(미국) 등이 3타차 공동 6위다. 지난 주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9언더파를 몰아쳐 선두 샤르마를 4타차로 추격했다. 샤르마와 4타차 이내에 무려 10명의 강호가 포진해 있다.

샤르마는 어린 나이에 큰 경기에 처음 출전했으나 전혀 떨지 않고 경기하고 있다. 문제는 우승 압박이 극에 달할 최종라운드에서도 그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유러피언투어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경험이 있으나 걸린 게 너무 많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미국 언론은 2013년 디 오픈 우승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47세의 노장 미켈슨이 21세의 무명 샤르마를 상대로 역전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약 샤르마가 모든 도전을 이겨내고 우승한다면 아시아골프는 세계무대에서 또 한번 약진하게 될 것이다. 샤르마는 오만과 카타르에서 열린 최근 유러피언투어 경기에서 2주 연속 예선탈락한 후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골프 알 수 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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