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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무대 중앙에서 사라진 로리 매킬로이

  • 기사입력 2018-01-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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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니세프 대사 자격으로 아이티에서 구호활동을 펼친 로리 매킬로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로리 매킬로이가 무대 중앙에서 사라졌다. 한 때 ‘포스트 타이거’의 선두주자로 남자골프의 흥행을 이끌었으나 어느덧 세계랭킹이 11위까지 떨어졌다. 그의 이름은 이제 잘 깎인 페어웨이가 아닌, 무성한 러프에서 찾아야 할 듯 하다.

매킬로이는 22세 때인 2011년 US오픈에서 제이슨 데이를 8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 스코어인 16언더파는 잭 니클러스와 타이거 우즈, 리 잰슨, 짐 퓨릭이 공동보유중이던 토너먼트 최소타를 깬 신기록이었다. 우승 경쟁을 펼친 에두아르도 몰리나리는 경기후 “매킬로이는 골프천재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이후 2년간 지구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스포츠 스타중 한명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시기 황금기를 구가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추가했으며 라이더컵에서 유럽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와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으며 95주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했다. 또 수백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렸으며 휴대폰엔 버락 오바마와 도널드 트럼프 등 골프를 좋아하는 유력 인사의 전화번호가 저장됐다.

당시 매킬로이에게 남은 숙제는 “언제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것인가?”였다. 매킬로이는 2011년 마스터스에서 4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았으나 후반에 43타를 쳐 무너진 아픔이 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퍼즐은 마스터스로 인해 아직까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2017년엔 부상과 스캔들로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도대체 매킬로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원인은 여러가지다. 부상, 그리고 캐디와의 결별이 그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매킬로이는 작년 시즌 초 갈비뼈 부상으로 두달간 쉬어야 했다. 그리고 우승없이 한 해를 보냈다.

베테랑 캐디 JP 피츠제럴드와도 어느날 갑자기 헤어졌다. 해고 과정은 매킬로이의 정신상태를 보여준다 . 브리티시오픈 첫날 부진해 캐디가 쓴소리를 했는데 그걸 참지 못했다. 피츠제럴드는 매킬로이와 PGA투어 13승(메이저 4승 포함) 등 9년간 전 세계 투어에서 22승을 합작한 베테랑 캐디였다.

또 다른 원인은 퍼팅이었다. 매킬로이는 작년 8월 이후 퍼터를 9번이나 바꿨다. 4월 마스터스 이후엔 골프볼까지 교체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은 캐디 해고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퍼팅 부진은 스트로크의 문제도 있겠지만 전문 캐디 보다 그린 읽는 능력이 떨어지는 일반인 친구를 캐디로 쓴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호사가들은 후원사인 나이키를 부진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나이키의 저주’다. 타이거 우즈와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랜스 암스트롱, 마리아 샤랴포바 등 나이키의 후원을 받던 슈퍼스타들이 몰락한 것을 빗댄 것이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부진했지만 세계랭킹 1위인 더스틴 존슨 보다 두배나 더 벌었다. 나이키와 오메가 등 후원사로부터 3312만 달러(약 343억원)를 받았다. 매킬로이는 작년 4월 나이키와 후원계약 연장도 했다. 후원금액은 2억 달러(약 2132억원)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테일러메이드와 9245만 달러(약 985억원)에 용품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이 정도 수입이면 더 이상 돈이 동기부여가 안된다. 땡볕에서 힘들게 땅을 파면서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도 프로골퍼가 코스를 떠나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매킬로이는 과거 유니세프 대사 자격으로 아이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지진 피해의 참혹한 현실을 보면서 골프 이외에 추구해야 할 새로운 가치를 봤을 것이다. 폐허 속에서 그린재킷이나 우승 트로피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 지 모르겠다.

매킬로이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으로 2018시즌을 시작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다. 스카이스포츠는 매킬로이를 마스터스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했고 미국 골프채널은 매킬로이가 올해 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작년 결혼한 매킬로이가 어느덧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느낌이다. 부디 매킬로이가 더 큰 선수가 되어 돌아오길 바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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