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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원왕국 부탄의 유일한 프로 지망 선수 도지 유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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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에 잘생긴 도지 유겐은 부탄에서 유일하게 프로를 지망하는 선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웰링턴)=남화영 기자] 히말라야의 고원왕국 부탄의 도지 유겐(Dorji Ugen 17)은 부탄의 유일한 프로지망 아마추어 선수다.

유겐은 27일 뉴질랜드 웰링턴의 로얄웰링턴골프클럽(파71 6845야드)에서 열린 아시아아마추어챔피언십(AAC) 둘째날 5오버파 76타로 부진하면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첫날 3오버파 74타를 합쳐 8오버파로 공동 75위에 그쳤다. 매니저처럼 그의 일정을 살펴봐주는 분쇼 갈샨 부탄골프협회 부회장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주었다. 부탄올림픽 위원장을 함께 맡고 있는 그가 유겐을 대하는 자세는 공손했다.

유겐은 부탄 왕의 사촌 동생이다. 골프를 시작한 건 부탄의 유일한 9홀 코스 로얄팀푸 골프장에서다. “5살에 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어른들이 하는 운동 같아서 별로였는데 12살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에 재미를 느끼고 시작했죠.”

왕가의 자손이 골프에 뜻을 두자 부친은 부탄에서 골프를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보냈다. 미국 플로리다 크레르몽의 개리길크라이스트아카데미에서 3년째 배우고 있다. 구력을 굳이 따지자면 5년째다.

애초에 TV에 나오는 타이거 우즈에 반해 골프에 흥미를 가진 유겐의 현재 롤 모델은 자신과 비슷한 체형에 유러피언투어 3승을 거둔 벨기에의 토마스 피터스다. 186cm의 큰 키에 팔다리가 긴 유겐은 숏게임이 가장 자신있다고 말한다.

“급하게 준비하지 않고 천천히 갈고 닦으면 좋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아시안투어나 일본프로골프 투어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부탄 왕족이자 유일한 프로 골프 지망 선수인 유겐은 이 대회를 마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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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 유겐은 27일 5오버파를 치면서 AAC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사진=AAC]


부탄은 7000m이상 히말라야 고봉준령을 북동부에 두고 북쪽으로는 티베트, 남쪽으론 인도와 경계를 이룬 해발 2400m의 고산 지대에 위치한 나라다.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뤄졌으며 크기는 한국의 절반 크기로 현신 라마와 왕이 존재한다.

불교(라마교)왕국이며 국왕은 지그메 싱예 왕축의 아들인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 지그메 카사르 남그옐(26)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 정도이며 인구는 80만명에 불과하다. 골퍼가 300명을 넘지 않지만 프로골퍼를 지망하는 사람은 유겐이 유일하다.

세계 골프장 정보를 전하는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에 따르면 부탄의 유일한 골프장인 로얄 팀푸 골프클럽은 1970년대 인도 군대에 의해 건설됐다. 하루에 50달러를 내면 클럽을 빌려주며 하루 종일 골프를 칠 수 있다. 회원은 100명에 달하고 왕의 핸디캡은 13.2라고 적혀 있다.

9홀이지만 두 개의 티잉그라운드를 쓰기 때문에 18홀 라운드가 가능하다. 이 코스를 리노베이션 한 로널드 프림은 “미국의 시립 코스와 같은 레이아웃이지만 배경과 조망은 세계 어디에도 비할 데가 없다”고 말한다. 큰 계곡 속에 펼쳐진 홀 옆으로 개울이 흐르고 염소가 풀을 뜯는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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