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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군 골프장이 체력단련장으로 변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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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골프장인 계룡대 체력단련장 1번 홀.


군(軍)골프장들은 군대에서는 체력단련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체력단련장이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체력을 단련하는 장소인데, 군 골프장이 체력단련장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변신이 필요하다.

군 골프장을 운영기관별로 보면 공군이 15개소로 가장 많고 다음이 육군 11개소, 해군 5개소, 국방부 4개소 등이다. 이처럼 군 골프장을 운영하는 주된 목적은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군인들에게 평소 체력을 단련하라고 만든 것이다.

군 골프장을 이용한 골퍼들은 지난해 171만명에 달했고 그 중 절반이 민간골퍼들이다. 태릉 골프장(18홀)의 입장료를 보면, 군인들은 18홀 1라운드에 3만 3천원으로 민간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 수준을 받고 있지만 민간인들은 주중 15만 4만원, 토요일 18만 2천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대중골프장의 주중 입장료 14만 5천원보다는 비싸지만 토요일 입장료 20만원에 비해서는 8.8% 덜 받으면서 골프대중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국가를 지키는 군인들에게 값싼 입장료를 받는 건 바람직하지만 군인들의 입장료 수입만으로는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군 골프장들은 민간골퍼들에게 높은 입장료와 면세혜택을 받기 때문에 흑자를 유지하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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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골프장은 체력단련장이라고 하지만 전동카트에 캐디피도 내는 일반 골프장과 동일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군 골프장들이 체력단련장이라고 부르면서 캐디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18홀 1라운드당 팀당 캐디피는 대부분 10만원에서 지난 6월부터 11만원으로 일괄 인상했지만 민간 골프장의 12만원보다는 1만원 싸다. 체력단련장이라면 캐디없이 노캐디로 플레이하고 카트도 전동승용카트 대신에 수동카트를 사용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체력단련장이라면서 캐디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전동승용카트를 타면 운동이 제대로 되겠는가.

군 골프장들의 캐디운영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하나의 대안은 모든 군 골프장들은 노캐디를 원칙으로 하되 노약자 등의 골퍼들이 캐디 동반을 요청하면 동반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또 다른 대안은 캐디 동반에 익숙한 골퍼들을 위해 마샬캐디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퇴직자들이 종사하는 마샬캐디제는 사단법인 골프소비자모임에서 제안해 지난해 3월부터 남여주GC 등 10여개 골프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마샬캐디는 전동카트를 운전하고 세컨드 샷 지점에서 남은 거리를 불러주는 단순한 캐디인데, 군 골프장에서는 퇴역군인들을 활용하면 된다. 마샬캐디의 캐디피는 팀당 6만원으로 기존 캐디피 12만원의 절반에 불과해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샬캐디들은 캐디피가 저렴한 대신에 정규 티오프 시간이 끝난 후 1주일에 한번 이상 9홀 무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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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


군 골프장들이 마샬캐디제를 도입하면, 퇴역군인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게 되고, 군인 및 민간인들의 캐디피 부담을 크게 절감시키면서 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에도 부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취임한 국방장관이 군을 대대적으로 혁신한다고 하는데, 군 골프장부터 개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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