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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가용 비행기 타고 GS칼텍스 매경오픈 출전한 '금수저' 단천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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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시아투어 커미셔너의 아들인 단천샤오. 지난 해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전용기를 타고 와 출전했던 단천샤오는 올해 2년 연속 컷오프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아니지만 중국의 골프선수 단천샤오(26)는 매년 5월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출전한다.

정확하게는 자신의 비행기가 아니라 부친 단티송 원아시아투어 커미셔너의 전용기다. 대표적인 중국판 '금수저'다. 그는 그러나 지난 주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첫날 4오버파 75타, 둘째 날 5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123위(9오버파 151타)로 컷 탈락했다. 2년 연속 예선탈락이다. 돈이 골프대회 성적까지 책임지지는 못하는 가 보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지난 2009년 한국-중국-호주골프협회가 미국, 유럽투어에서 침탈해오는 아시아 시장을 지키자는 취지로 창설된 원아시아투어 소속 대회다. 매 대회 총상금 100만 달러 이상을 선언하고 호기롭게 출발한 원아시아투어는 3년 만에 11개의 대회를 치를 정도로 성장했으나 최근엔 급격하게 쇠락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단 4개 대회만 개최된다. 볼보차이나오픈, 매경오픈, 한국오픈 그리고 연말의 호주오픈이다. 메이저급이라는 이 대회에서 우승해도 세계 골프랭킹(OWGR.com) 포인트는 9점에 불과하다. 아시안투어나 남아공투어 일반대회(14점)보다 포인트가 낮다.

원아시아투어는 왜 갑자기 쇠락했을까? 미국PGA투어, 유러피언투어의 견제가 먹혔다. 아시아라는 공통된 시장을 놓고 아시안투어와의 신경전도 있었다. 쇠락의 결정타는 3개국의 한 축인 중국 당국에서 수년 전부터 골프를 억압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정부는 골프를 부패의 온상으로 규정하고 180여 곳의 골프장을 단호하게 폐쇄했다. 중국골프협회의 입지는 위축됐고 난산 차이나오픈 등 대회도 중단됐다. 투어를 이끌던 한국측 전상열 커미셔너-중국 미션힐스의 테니얼 추 CEO 체제는 지난해 8월 전격적으로 단티송 커미셔너-조나단 저우 CEO체제로 교체됐다.

단 신임 커미셔너는 광산 부동산개발로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저우 CEO는 중국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부 리그인 차이나투어에서 일했던 관리자다. 하지만 새로 출범한 원아시아투어 지도부는 리더십 교체에 관한 공식 발표를 내지 않았다. 투어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청사진도 뚜렷하지 않다. 이번 대회 기간에 커미셔너와 CEO는 방한하지 않고 실무자들만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한국오픈을 찾았던 저우 CEO는 “원아시아투어를 발전시키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돌아갔다.

3개국이 합의해 창설한 이 투어의 올해 매경오픈 출전자 144명 중에 40명은 외국인이었다. 호주와 태국 선수가 주축이었고 KPGA투어 출전권이 없는 한국선수들중 자격이 되는 선수들이 원아시아투어 50명의 규정에 들어 출전했다. 중국 선수는 지난해 10명이 왔지만 올해는 단 두 명만 출전했다. 최근 경색된 한중 관계로 인해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미셔너 아들은 장애가 되지 않은 듯 하다.

91년 10월 3일생인 단천샤오는 젊은 시절 농구를 했다는 아버지를 닮아 188cm의 장신에 체중 100kg의 거구다. 캐나다에서 골프를 배웠고, 2012년 프로에 데뷔해 총 47개 대회에 출전해 37번은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경오픈에서 81-79타를 쳐 136위로 컷오프됐다. 세계골프랭킹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출전한 15개 대회 중 차이나투어인 PGA 3부 투어 뷰익오픈에서 66위를 한 것을 제외하곤 14개 대회에서 모조리 컷오프 됐고, 현재 세계 랭킹은 1898위다.

재력을 갖춘 선수가 전용기를 타건 천리마를 타건 그건 재량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선수가 커미셔너의 아들이라면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원아시아투어를 만들었고 운영하는 삼각형의 한 축인 대한골프협회는 한국의 대표적인 메이저급 대회가 국제 골프계에서 제대로 평가받도록 살필 의무가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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