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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의 51세 오뚜기 골프 인생 프라야드 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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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토사에서 열린 싱가포르오픈 마지막날 67타를 친 막생. [사진=아시안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올해 51세인 태국의 프라야드 막생이 일본남자투어이자 아시안투어의 공동 주최로 열린 SMBC아시안투어에서 깜짝 우승해 화제다. 신장 163cm 체중 68kg의 땅딸막하지만 딴딴한 몸은 마치 오뚜기를 연상시킨다. 좋은 샷을 날리고 맑게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오뚜기다.

지난 주 우승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나 다크호스처럼 벌떡 일어나 트로피를 들었다. 첫날 71타로 선두 강경남보다 6타 뒤였다. 비가 오고 날이 궂어지면서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2라운드 69타로 올라갔고, 무빙데이에 68타, 마지막날에는 67타로 일찌감치 선두로 테이프를 끊고 기다렸다. 하지만 20~30세 어린 혈기왕성한 선수들이 제풀에 나가떨어졌다. 20세 중반의 디펜딩챔피언 송영한이 한 타 차 2위에 그쳤다.

우승 인터뷰에서 막생은 말했다. “나는 컨디션을 잘 조절한다. 잘 먹고, 잘 자고 항상 행복하게 머문다. 내가 천상 골퍼로 태어났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투어를 다닐 것이다.” 막생은 이 대회 우승으로 오는 7월 디오픈 초청장까지 받자 더욱 고무되었다. “내 스윙은 아주 자연스럽고 육체적으로 쉽게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 건강하다고 느낀다. 올 7월에 로열버크데일에서도 조국의 명예를 걸고 잘 해보겠다.”

1966년 1월30일 생이니 막생은 이제 곧 52세 생일을 맞는다. 25세인 1991년에 프로에 데뷔해 아시안투어에서 10승, 일본JGTO투어 6승, 일본 시니어 투어에서 4승을 올려 생애 20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골프 인생은 뒤늦게 풀렸다. 42세인 2008년에 일본에서 3승을 올리면서 소위 전성기를 누렸다.

막생의 인생은 부침이 심했지만 그때마다 벌떡 일어났다. 40대 후반에 찾아온 보너스에 취해서 인생을 즐겼다. 그렇게 5년을 보낸 뒤에 남은 것은 별로 없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한물 간 노장’으로 불렸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병에 걸려 병원으로부터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는데 정신차리고 통장을 살펴보니 은행 잔고가 60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 그때부터 막생은 눈에 불을 켜고 연습에 몰두했다. 40대말인 2013년에 퀸즈컵, 킹즈컵에서 우승하면서 발딱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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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세를 앞둔 막생은 싱가포르오픈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150위까지 올랐다. [사진=아시안투어]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 50세가 넘어서 난다긴다하는 젊고 유능한 프로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쉽지 않다. 탁월한 실력을 갖춰야 하고, 착실하고 꼼꼼하게 몸을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유연하고 강인한 멘탈이 필요하다.

유러피언투어에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는 자신만의 독특하고 유연한 몸풀기 스트레칭을 가지고 있으며 와인과, 시가를 즐긴다. 막생은 지난 15년7월에도 50세 나이에 던롭스릭슨후쿠시마 오픈을 거두었다. 그때도 준우승은 송영한이었다. 막생은 나이 50을 넘기면서 일본 시니어투어에도 진출해 벌써 4승을 거두었다.

히메네스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면 일본 시니어투어를 병행하는 막생은 일본에 가면 항상 온천을 들러 뜨거운 물속에 몸을 담그는 것을 일과처럼 즐긴다. “나는 아직도 젊다고 느낀다. 최근에 아이언과 퍼터 세트를 다 바꿨고, 그래서 다시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에 우승하면서 막생의 세계 골프랭킹도 지난해 말 277위에서 지금은 150위로 급상승했다. 아시안투어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두 번째 나이 많은 현역 선수 막생의 목표는 이미 디오픈으로 향해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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