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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강팀들의 비밀병기, '골키퍼가 경쟁력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유미 기자] 그라운드의 아웃사이더, 골키퍼. 축구에서 1/11이지만 매 경기 그리고 매 시즌 골키퍼가 차지하는 비중은 숫자 이상이다. 현대축구는 올리버 칸으로 대표되는 ‘방어형’ 골키퍼의 시기를 거쳐 ‘스위퍼형’ 골키퍼의 상징인 마누엘 노이어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 유형을 차치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골키퍼는 때로 공격수나 수비수를 뛰어넘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시즌 직전에도 많은 팀들이 골키퍼 영입에 열을 올렸다. 분데스리가에서 프리미어리그로 넘어온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독일에서 눈 여겨 봐왔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를 데려왔다. 맨체스터시티는 부진하던 조 하트를 토리노로 임대했고, 바르셀로나에서 영입한 클라우디오 브라보로 공백을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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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유망주 잔루이지 돈나룸마는 17세의 나이로 AC밀란과 국가대표 팀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찼다. [사진=AP 뉴시스]


유망주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잔루이지 부폰 이후 이렇다 할 골키퍼 재목을 찾지 못하던 이탈리아 대표 팀은 잔루이지 돈나룸마(17, AC밀란)라는 프로 데뷔 2년 차의 영건을 품에 안았다. 잉글랜드 대표 팀 역시 서른을 바라보는 조 하트의 후계자로 선덜랜드의 조던 픽포드를 선택했다. 17세에 1군 무대에서 데뷔한 픽포드는 하부리그 6개 팀에서 임대생으로 11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그는 이번 시즌부터 선덜랜드와 잉글랜드 대표 팀의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최근 골키퍼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소위 잘 나간다는 팀들의 호성적에는 안정적인 골키퍼의 활약이 뒷받침됐고,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은 팀에서는 골키퍼가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세리에A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재 1위를 달리는 유벤투스의 주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기복있는 플레이로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맨체스터시티는 골키퍼 노쇠화로 위기를 맞았다. 맨체스터시티는 10년간 팀에 몸담았던 하트 대신 데려온 브라보가 급격한 기량 저하를 보이면서 최근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두 번째 골키퍼 옵션인 윌리 카바예로는 경기 평균 1실점의 활약을 펼쳤지만 선발 출전 기회를 잡기는 힘들어 보인다.

좀처럼 2,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리버풀도 골키퍼 포지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몽 미뇰레는 해를 거듭할수록 낮은 선방률을 기록하면서 실책을 가장 많이 하는 골키퍼가 됐다. 이에 야심차게 영입한 카리우스마저 잦은 실수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뇰레가 다시 선발로 기용되면서 때 아닌 골키퍼 주전 경쟁이 예고되기도 했다.

많은 팀들이 흔들리는 배경에도 골키퍼가 있지만, 강팀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유 역시 골키퍼였다. 바이에른뮌헨과 첼시가 좋은 예다. 두 팀 모두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안정감 있는 경기력으로 리그 1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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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1위 골키퍼인 첼시의 티보 쿠르투아. 쿠르투아는 경기 평균 0.65 실점의 맹활약으로 팀을 선두에 올려놓았다. [사진=AP 뉴시스]


분데스리가 5연속 우승을 노리는 바이에른뮌헨에는 노이어가 있다. 노이어는 뛰어난 발재간과 선방 능력으로 경기 평균 0.64 실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11연승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단독 1위를 유지 중인 첼시의 행보도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쿠르투아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무려 10번의 클린시트 기록을 달성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백스리 전술에서 안정적인 선방과 경기 평균 0.65 실점으로 수비진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김학범 성남FC 전 감독은 “훌륭한 골키퍼 한 명이 한 시즌에 벌어주는 승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강팀들의 비장의 무기는 단연 골키퍼다. 뒷문이 안정적인 팀들이 리그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피 튀는 골키퍼 영입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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