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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전드 오브 풋볼] ‘리즈 시절’의 어원, 2000년대 초 리즈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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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친 앨런 스미스는 리즈 시절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할 당시 앨런 스미스(오른쪽). [사진=UEFA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유미 기자] “당신의 리즈 시절은 언제인가요?”

잉글랜드의 축구팀 리즈 유나이티드의 존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리즈 시절’이라는 단어를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 널리 알려진 유행어들 중 e스포츠나 축구 커뮤니티에서 유래한 말들이 꽤 많다. 리즈 시절도 그 중 하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앨런 스미스를 두고 축구팬들이 그의 리즈 시절 경기력을 논하면서 이 말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 주 리즈 지방에 연고를 둔 잉글랜드 2부 리그 챔피언십의 프로축구팀이다. 최근에는 2부와 3부 리그를 전전했지만 리즈 유나이티드의 리즈 시절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1990년대 초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00-01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역사도 있다. 이번 레전드 오브 풋볼에서는 그들의 진정한 리즈 시절, 2000년대 초반 리즈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주전 3인방을 소개한다.

이언 하트 - 베컴에 대적한 왼발 프리킥 장인

1977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이언 하트는 타고난 프리킥 감각으로 유명했다. 특히 왼발을 잘 썼다. 당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오른발 프리킥 달인이었다면, 왼발 프리킥에는 이언 하트가 있었다. 이 외에도 슈팅 능력과 크로스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친선경기에서 프리킥으로 해트트릭을 작성한 진기록도 세웠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이언 하트의 첫 프로팀이었다. 데뷔 시즌부터 총 9시즌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보냈다. 입단 당시 도미닉 마테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 백업 멤버로 예상됐지만 마테오가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하트는 왼쪽 풀백 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99-00시즌 당시 리즈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했고, 그 결과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00년 하트는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될 만큼 활약을 보였다. 00-01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리즈 유나이티드는 조별예선에서 바르셀로나를 탈락시켰고,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트는 이 대회에서 3골을 기록했다.

02-03시즌 하트는 아스날과의 맞대결에서 득점을 터트리면서 팀의 강등을 막았다. 하지만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마지막이었던 03-04시즌, 결국 팀은 2부로 강등됐고 팀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주전이었던 하트는 잉글랜드를 떠나 스페인의 레반테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하트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세운 기록은 213경기 28골이었다.

하트는 아일랜드 국가대표 선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대표 팀에서 활약했다. 총 63번의 A매치에 나서서 12골을 터트렸다. 2002 한일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제치고 조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아시아 3위였던 이란과 맞붙었는데, 이언 하트와 로비 킨의 득점으로 아일랜드는 두 번의 맞대결에서 합계 스코어 2-1로 승리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아일랜드는 조별예선을 무사히 통과해 16강에 올랐다. 당시 상대는 무적함대 스페인이었고,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었던 이언 하트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해 대회를 마감했지만 대표 팀에서 하트의 존재는 누구보다도 컸다.

하트의 ‘리즈 시절’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전성기와 같았다. 그는 레반테에서 1부와 2부 리그를 두루 겪었고, 06-07시즌을 끝으로 다시 잉글랜드로 복귀했다. 이후 선덜랜드, 블랙풀, 칼라일, 레딩, 본머스 등의 팀을 거쳐 2015년 8월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그는 에이전트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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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가대표 선수로도 이름을 알렸던 해리 키웰. 현재 왓포드 유소년 팀의 감독을 지내고 있다. [사진=FIFA 홈페이지]


해리 키웰 - 호주산 특급 테크니션

해리 키웰은 호주 출신의 공격수로 훌륭한 개인기를 갖춘 테크니션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오즈의 마법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 호주의 마르코니 스탤리언스에서 유소년 선수로 축구를 시작했고, 1996년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직후 키웰은 주전으로 자리매김했고, 리오 퍼디난드, 로비 킨, 이언 하트 등과 함께 리즈를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리던 리즈 유나이티드지만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 재정 악화까지 겹쳤고 팀과 잦은 갈등을 빚던 키웰은 자신의 몸값보다 훨씬 낮은 이적료로 헐값에 리버풀에 팔렸다. 당시 레알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키웰에게 러브콜을 보냈는데, 어린 시절 리버풀의 팬이었던 키웰은 리버풀을 선택했다.

리버풀로 이적한 키웰은 등번호 7번을 달았다. 정확한 패스, 빠른 드리블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급격하게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키웰은 리버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채 2008년 터키의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했다.

호주 국가대표 선수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56경기에 출장해 17골을 기록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호주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부상은 계속해서 키웰의 발목을 잡았다. 갈라타사라이에서도 부상 탓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고국의 멜버른 빅토리, 멜버른 하트, 카타르의 알 가라파 등을 거쳤다. 키웰은 2014년 현역에서 은퇴해 현재 왓포드 유스 팀의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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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주가를 올린 리오 퍼디난드는 맨유로 이적해 최고의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하며 통곡의 벽이 됐다. [사진=UEFA 홈페이지]


리오 퍼디난드 - 맨유에서 ‘통곡의 벽’이 된 남자

많은 축구팬들에게 맨유의 퍼디난드로 알려진 리오 퍼디난드는 잉글랜드 출신으로 10대 초반의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웨스트햄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프랭크 램파드, 조 콜 등과 함께 활동했다. 스트라이커로도 활동했지만 이내 센터백으로 보직을 옮겼다.

1995년 웨스트햄 성인 팀과 계약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127경기를 소화했다. 도중 본머스로 임대 이적을 가 10경기를 뛴 적도 있었다. 00-01시즌을 앞두고 퍼디난드는 리즈 유나이티드로 이적한다. 당시 이적료가 1,800만 파운드(약 266억 원)였는데, 센터백으로는 세계 최고 기록이었고 그의 천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웨스트햄에서 활약하던 퍼디난드는 19세 8개월의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나서 10경기를 소화했고, 그 중 7경기를 클린시트로 장식했다. 10경기 실점은 4점에 불과했다. 존 테리와 함께 한때 대표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이적 두 번째 시즌에 24살의 나이로 주장 완장을 맡았다. 2002년 퍼디난드의 몸값은 3,300만 파운드까지 치솟았다. 리즈 시절에도 잘 나가던 퍼디난드는 02-03시즌 리즈 유나이티드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에서 퍼디난드는 리그에서만 312경기에 나섰고, 대회를 포함해 455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퍼디난드는 맨유에서만 6개의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네마냐 비디치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 퍼디난드는 맨유 역대 최고의 수비진을 이루며 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까지 제패했다.

13-14시즌 맨유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보낸 퍼디난드는 2014년 7월 루크 쇼, 스몰링 등의 신예들에게 맨유를 맡기고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는 프리미어리그 500경기 출장의 금자탑을 쌓았지만 팀은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세월의 흐름도 막기 힘들었다. 기량 저하에 더해 아내 레베카 앨리슨이 암 투병 끝에 사망하면서 그는 결국 2015년 5월 선수생활을 정리했다.

'리즈 시절’의 어원이 된 2000년대 초 리즈 유나이티드에 대해서는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43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레전드 오브 풋볼은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의 한 코너입니다. 아래 URL을 클릭하면 바로 방송을 청취할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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