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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37] 론치모니터는 어떻게 투어에 진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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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장비에서 시작된 트랙맨은 이제는 PGA투어 선수가 개인적으로 구입해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처음엔 억대를 호가하던 트랙맨 같은 론치모니터는 이제는 그보다 숫자 하나는 떨어져나갔을 정도로 가격이 내려갔다. 첨단 전문 영역에서 쓰이던 샷 측정 장치가 이제는 투어에서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투어에서 선수들이 들고 다닐 정도까지 말이다.

처음에는 볼이 날아가는 궤도를 분석해서 클럽피팅의 혁신을 가져온 장비로 알려졌던 트랙맨이 이제는 교습가들의 필수 장비로 자리잡았다. 휴대성,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그리고 정보 활용법에 대한 이해도의 증가가 큰 몫을 했다.

타이거 우즈는 트랙맨을 쓰고난 뒤에 말했다. “내가 한다고 느끼는 동작과 실제로 결과가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트랙맨 이후 감각과 실상을 맞아떨어지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스윙에 변화를 시도할 때 미세한 조정을 할 경우 임팩트 때 클럽이 어떻게 반응하고 그것이 어떻게 볼에 전이되어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알 수 있다.”

우즈의 코치이던 션 폴리는 운동 역학 전문가이자 트랙맨을 골프에 가장 먼저 접목한 교습가의 한 명이다. 폴리는 ‘동영상보다 트랙맨 수치가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우즈의 스윙을 코칭하면서도 또 다른 학생인 저스틴 로즈가 보낸 이메일 수치를 확인하고 응답해주곤 했다. 다. “로즈의 임팩트 순간 각도가 0이고 페이스는 2도 오픈되었다. 그래서 약간 가로지르는 경로로 볼이 살짝 오른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트랙맨 사용에 익숙한 교습가들은 스윙에 따라 볼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하고 나면 겉으로 보이는 스윙 동작에 더 이상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셋업이나 볼의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임팩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다양한 분석 툴을 이용해서 임팩트 순간과 볼의 궤도에 대해 26가지 매개변수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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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맨은 2006년부터 PGA투어에 정식으로 들어가 각종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트랙맨은 2003년에 태어났다. 덴마크의 클라우스 엘드럽-요르겐슨 박사는 의료장비 부문에 종사하면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골프의 분석 시스템을 재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수소문 끝에 레이더 엔지니어링 분야의 권위자이자 미사일 추적 장치를 개발한 프레드릭 턱센과 손잡고 샷 궤도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론치모니터 트랙맨을 만들어냈다.

몇 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골프볼 추적 능력을 개선한 이들은 트랙맨 초기 버전에서 서서히 장비 크기를 줄이면서 간소화해나갔다. 2006년에 PGA투어를 고객으로 삼았다. 라운드 당 최소 한 홀에서는 트랙맨으로 볼의 궤도를 추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례가 없었던 티샷의 피드백 정보가 제공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국내 남녀 투어에서도 한두 홀에서 트랙맨과 플라이트스코프 등 론치모니터를 측정해 방송에 활용한다.

2013년도 PGA 용품쇼에서 공개된 트랙맨 IIIe는 튼튼해 보이는 회색 상자에 트랙맨의 오렌지색 로고가 눈에 띄고, 소형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으며 철제 지지대가 부착되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용 앱을 이용하면 스윙의 변화 과정을 확인하거나 과거와 현재의 스윙을 살펴볼 수 있다. 이듬해 봄에 PGA투어 휴마나챌린지를 앞둔 화요일 드라이빙레인지에서 트랙맨을 사용한 선수가 무려 43명이나 됐다. 자체 피팅 프로그램을 가졌던 골프 브랜드 핑골프 마저도 66개의 트랙맨을 구입해서 전 세계 클럽피팅 시설에 보급했을 정도였다.

트랙맨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시스템을 진일보 시켰다. 인터넷 가입 신청으로 운영되는 마이트랙맨닷컴을 활용해 사례연구를 검토하고 과거의 스윙을 살펴보거나 세미나도 참여하도록 했다. 한다. ‘트랙맨 통합 표준 테스트’를 통해 전세계 골퍼들과 스코어를 비교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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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치모니터의 한 종류인 플라이트스코프 화면.


션 폴리는 론치모니터를 ‘순수 과학과 하비 페닉의 합성품’으로 정의했다. 처음의 인상이나 트랙맨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달리, 제대로 사용할 경우 이 장비는 스윙을 단순하게 만들고 연습의 효율성을 높여주며, 스윙 경로와 임팩트 순간의 페이스 각도를 강조함으로써 기존의 스윙 모델을 타파했다. 증가하는 트랙맨의 영향력은 PGA투어 연습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학이나 아카데미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트랙맨과 사용 계약을 맺은 미국내 수백 곳의 시설에서 시간당 가격으로 대여한다.

선구적인 교습가들은 처음에는 이송에 고생을 했다. 꼭 사제 폭탄처럼 생겼기 때문에 공항 검색대를 지날 때마다 번번이 제지당했고, 그래서 세관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트랙맨 웹사이트를 준비해서 다녔다고 한다. 트랙맨 이전에도 런치모니터는 있었지만 이 장비의 유행을 불러온 건 트랙맨이고, 그 후로 여러 소매상과 투어 관계자, 그리고 투어 프로들이 사용하는 휴대성이 뛰어난 소형 기기인 포어사이트 스포츠 GC2를 비롯한 경쟁 상품들이 줄을 이었다.

론치모니터가 보다 보편화되면 주니어 골퍼들이 이 장비에 의존하고 여기서 알려주는 피드백에 따라 스윙을 조정하는 법을 배우게 될 날이 올 수 있다. 어쩌면 향후에는 교습가의 역할을 트랙맨이 대신할 것이다. 하긴 요즘 실내 연습장에 가면 스크린 골프업체 골프존이 만든 GDR이 코치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건 곧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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