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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름의 위클리 KBO] 포스트시즌 핫이슈 ‘투고타저’ 집중분석
■ 2016 포스트시즌 핫이슈

# 포스트시즌 핫이슈 ‘투고타저’ 집중분석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올 시즌 KBO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타고투저’ 현상이 도드라졌습니다. 규정타석을 채운 55명의 타자 가운데 3할 타자가 40명일 정도로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는데요. 이제 '3할'은 좋은 타자를 가르는 지표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가을은 각 팀의 마운드가 유독 높아 보입니다. 올 시즌을 관통한 타고투저의 흐름을 무시라도 하듯 '투수전'의 양상을 띤 경기가 유독 많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총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터진 득점은 34점(경기당 평균 5.7점)에 불과한데요. 이는 ‘선발야구’가 포스트시즌을 점령한 까닭입니다.

승부를 가른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력’

올 시즌 정규리그 선발투수들은 경기 당 평균 4.24이닝을 소화했습니다. 팀별로 살펴보면 정규리그 우승팀인 두산 선발진이 5.71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반면, 한화의 선발 투수들은 가까스로 4이닝(4.08)을 소화하는 데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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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016 KBO 포스트시즌 선발투수 소화 이닝.


가을야구에 나선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은 놀랍습니다. 평균 이닝이 6.17로 정규리그 대비 약 2이닝 가량을 더 소화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특히 포스트시즌서 승리투수가 된 선발 투수들의 평균 이닝은 무려 6.92이닝으로 7이닝에 달합니다.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팀 승리의 기반을 닦았죠.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9명의 투수 가운데 최다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류제국(LG)입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류제국은 8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투구를 펼치며 팀의 준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 역시 류제국인데요. 17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2이닝 동안 4실점하며 조기 강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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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를 치르며 LG의 에이스로 거듭난 허프. [사진=뉴시스]


선발투수들의 제구력 또한 일품입니다. 이들이 허용한 볼넷의 개수는 이를 증명합니다. 9명의 투수들은 16개의 볼넷을 내주는 데 그쳤습니다. 경기당 볼넷이 평균 1.45개에 불과합니다. 이 부문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허프(LG)입니다. 허프는 2경기에 선발로 나서 볼넷 하나만을 허용, 극강의 제구력을 뽐냈습니다. LG 투수들의 이름이 유독 많이 보이네요, LG의 가을야구가 길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겠죠.

선발 무너진 4차전, 불펜싸움 승자는 LG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선발 강세의 흐름을 빗겨갔습니다. 5일 휴식 후 등판한 류제국도, 3일 만에 등판한 맥그레거도 마운드를 오래 지키진 못했습니다. 패배하면 내일이 없는 넥센과 4차전에서 모든 것을 결정짓고자 했던 LG.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4차전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총력전이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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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왼쪽)과 임정우는 LG 불펜진 세대교체의 주역들이다. 둘을 비롯한 LG 불펜진은 포스트시즌 6경기서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사진=뉴시스]


선발들이 일찍 내려간 후 양 팀은 ‘불펜전쟁’에 돌입했습니다. LG는 류제국에 이어 이동현(2⅓이닝)을 투입해 넥센의 기세를 꺾는 데 성공했습니다. 윤지웅(⅔이닝)-김지용(1⅔이닝)-진해수(⅓이닝)-정찬헌(1⅓이닝)로 이어진 LG의 불펜진은 넥센 타선을 상대로 단 2안타, 1볼넷만을 허용하며 좀처럼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임정우도 9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죠.

반면, 쫓기는 넥센의 불펜진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4-2로 앞선 5회 말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맥그레거에게 마운드를 건네받은 오주원은 오지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상수로 교체됐습니다. 김상수는 무사 만루에서 채은성의 밀어내기 사구를 시작으로 양석환의 내야땅볼 때 히메네스가 홈을 밟아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이보근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으나 마무리 김세현이 8회말 1사 후 볼넷 2개를 연달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이어 오지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결국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죠.

탄탄한 선발진에 세대교체에 성공한 불펜의 경쟁력까지 확인한 LG. 다소 긴 침묵에 빠져있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까지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 조율에 성공했습니다. 분위기를 제대로 탄 쌍둥이의 신바람 야구는 이제 플레이오프로 이어집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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