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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C U-19 챔피언십] ‘월드컵 밑그림’ 안익수호, 살짝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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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JS컵에서 한찬희의 동점골이 터진 후 기뻐하는 안익수 감독.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어떤 선수들이 안익수 감독의 마음을 훔쳤을까?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19세 이하(U-19) 대표팀이 아시아 무대 정복에 나선다. 최근 카타르에서 열린 4개국 친선 대회(이하 카타르 대회)를 마친 뒤 곧바로 2016 AFC U-19 챔피언십(이하 챔피언십)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달 카타르 대회에서 4개 팀 중 3위를 기록했다. 결과만 살펴보면 다소 아쉬워 보인다. 하지만 결과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또 다른 가능성을 실험한 무대였다. 대표팀 명단의 큰 틀은 유지하되 조금의 변화를 시도했다. 포메이션 안에서 경기를 뛰지 못한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가능성을 실험했다.

안 감독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수비 능력.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으로 볼을 점유하기 보다는 선 수비 후 역습에 나선다. 수비 공간 사이를 좁힌 후 볼 소유권을 갖는 즉시 재빨리 공격에 나선다. 짧고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굵직한 플레이를 선호한다. 때에 따라서는 공격수 한 명을 줄이고 미드필더를 늘려 4-1-4-1 포메이션의 변화도 가능하다.

이번 AFC 챔피언십에는 내년 5월에 열릴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출전권이 4장이 걸려 있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이과 상관없이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수원에서 JS컵 우승 트로피를 올린 멤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약간의 변화도 보였다.

■ 2016 AFC U-19 챔피언십 23인 명단
GK: 송범근(고려대), 이준(연세대), 문정인(현대고)
DF: 이유현(단국대), 최익진(아주대), 이상민(숭실대), 우찬양(포항스틸러스), 정태욱(아주대), 강윤성(대전시티즌), 이재익(보인고)
MF: 김건웅(울산현대), 박한빈(대구FC), 김시우(광주FC), 한찬희(전남드래곤즈), 이승모(포항제철고), 임민혁, 김정환(이상 FC서울), 이동준(숭실대), 엄원상(금호고)
FW: 강지훈(용인대), 조영욱(언남고), 이기운(단국대), 백승호(FC바르셀로나)

토너먼트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이번에도 탄탄한 수비력 선보일까?

카타르를 다녀온 두 골키퍼(안준수, 안찬기)가 모두 제외됐다. 안 감독의 선택은 JS컵의 주축 골키퍼였다. 송범근, 이준 모두 대학 1학년이지만 간헐적으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을 감안하면 소속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현대고 붙박이 문정인도 언제든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출전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송범근이 안 감독의 큰 신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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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라인의 중심 이상민. [사진=대한축구협회]


변화가 다소 적은 곳은 중앙 수비수다. 그만큼 안 감독의 신뢰를 가장 많이 얻고 있는 포지션이다. JS컵을 통해 이상민-우찬양의 콤비가 나섰다.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로를 상호보완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뽐냈다. 카타르에서는 우찬양과 정태욱이 발을 맞췄다. 이상민은 허리 디스크로 잠시 대표팀에서 멀어졌으나 부상 회복과 동시에 이번 대표팀에 복귀했다. 숭실대의 이경수 감독은 “(이)상민이가 1학년임에도 수비라인 리드를 한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정태욱도 언제든 나설 수 있다. 195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과 빌드업(공격 전개) 능력이 일품이다.

측면 수비수 자리는 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른쪽 측면에서는 윤종규(신갈고)가 최익진, 이유현에 밀려 경쟁에서 이탈했다. 이유현이 경쟁에서 다소 앞선 것으로 보이지만, 최익진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두 선수에게 고른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이유현을 중앙 수비수로 옮겨 또 다른 전술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왼쪽은 신찬우(연세대)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재익, 강윤성이 도전장을 내민다. 두 선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다소 재밌는 건 이재익은 왼발잡이, 강윤성은 오른발잡이라는 것이다. 이재익은 소속 팀 보인고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 측면 수비수,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상황에 따라 변화했다. 강윤성은 프로 새내기로 대전시티즌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기회를 받기 시작해 공격 자원으로 그라운드를 밟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의 출전이 점쳐진다. 물론,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포지션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장점이다.

안익수 감독의 행복한 고민, 누가 출전해도 제몫을 해주는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안 감독이 가장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포메이션이다. 카타르 대회에서 오인표(성균관대), 김정민(금호고)이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챔피언십 대표팀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명단에는 한찬희, 박한빈, 김건웅, 이승모, 임민혁이 이름을 올렸다. 매 대회마다 안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 변함없이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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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모(왼쪽)가 지난 JS컵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감독은 기본적으로 중원에서 탄탄한 체격의 선수를 선호한다. 한찬희, 박한빈, 김건웅, 이승모의 신장이 모두 180cm 초중반에 달한다. 박한빈, 김건웅이 다소 수비적인 롤은 맡으며 포백 앞에서 쓸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반해 한찬희, 이승모은 한 단계 앞서서 공격 전개의 중심이 된다. 풀어나가는 패스 능력은 물론, 한 방까지 겸비한 자원이다. 게다가 이 두 선수는 수비적인 역할도 가능하다.

임민혁은 앞선 네 명과는 다른 유형이다. 170cm가 채 되지 않는 호리호리한 체격의 소유자다. 앞서서 소개해준 선수들과 달리 굵직함보다는 세밀함이 돋보인다. 센스 있는 플레이로 중원을 전두지휘한다. 최근 소속팀 FC서울의 사령탑 교체 이후 기회를 조금씩 받고 있다. 안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과는 달라 중용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주요 대회 때마다 부름을 받고 있다. 임민혁 활용에 대한 안 감독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측면 미드필더의 유형을 살펴보면 안 감독의 스타일을 읽을 수 있다. 짧게 치면서 기회를 엿보는 윙어보다는 시원시원하게 직선적인 유형을 선호한다. 엄원상은 지난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에서 안 감독의 눈에 들어 꾸준히 부름을 받고 있다. 작고 빠르지만 아직은 힘이 부족하다는 평. 김시우, 이동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전방에서 안 감독의 신뢰를 받던 강지훈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측면으로 돌아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격수 한 자리는 조영욱 유력…남은 자리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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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10번)이 안익수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투톱 중 한 자리는 조영욱이 유력하다. JS컵을 통해 본인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 그는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어김없이 안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4경기 중 3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수비라인을 깨고 순간적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최대 장점. 문제는 그의 파트너다.

안 감독은 조영욱의 파트너로 여러 명을 실험했다. 세네갈 전 강지훈, 우루과이·카라르(3·4위전) 이승모를 내세웠다. 그들은 세 경기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강지훈은 첫 번째 경기 이후 나머지 경기에서는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이승모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본인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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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축구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FC바르셀로나의 백승호. [사진=뉴시스]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백승호는 어디에 위치될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쉐도우 스트라이커다. 카타르 4개국 대회에서 안 감독은 백승호를 투톱에 뒀다. 카타르와의 두 경기에서 모두 출전했다. 조별리그 카타르 전에서는 이기운과 호흡을 맞췄고, 3·4위 결정전에서는 교체로 들어와 조영욱과 발을 맞췄다. 게다가 대표팀 명단에도 FW로 분류되어 있다. 그는 지난 2년 전 17살의 나이로 2014 AFC U-19 챔피언십 대회에 참여한 이력이 있어 두 번째 출전하게 됐다.

타깃형 공격수로는 이기운이 낙점됐다. 원두재(한양대)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그 자리를 이기운이 메웠다. 광주FC U-18 금호고를 졸업하고 올해 단국대에 입학했다. 192cm의 큰 신장을 갖고 있지만 소속팀에서 주로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큰 키와 함께 유연함을 갖췄기 때문에 매력적인 카드다.

우승? 못해도 괜찮아! 우리의 ‘진짜’ 목표는 내년 5월이니까!

대회 성적은 주요 선수들의 경기력에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JS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다수의 선수들이 근육 경련으로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안 감독도 인터뷰마다 언급했을 정도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매달 소집해 훈련을 진행했고 카타르 대회에서는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다.

챔피언십 대회에서 4년 전 우승, 2년 전 조별 예선 탈락을 경험하며 천당과 지옥의 맛을 본 한국이다. 한국이 아시아 무대에서 강호임은 틀림이 없지만, 어린 나이대일수록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어떠한 국가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대회다.

이제는 매달 소집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축구팬들에게 보여줄 시간이다. 허나 결과를 내지 못해도 좋다. 모든 것은 내년 5월 월드컵을 가는 과정의 일부다.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만 얻어도 대회 절반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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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감독의 고민은 계속 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2016 AFC U-19 챔피언십 조편성
A조: 바레인, 태국, 대한민국, 사우디아라비아
B조: 북한, UAE, 이라크, 베트남
C조: 카타르, 일본, 예멘, 이란
D조: 우즈베키스탄, 중국, 호주, 타지키스탄

■ 2016 AFC U-19 챔피언십 참가 일정
10월 6일(목) 11:00 파주NFC 소집
10월 8일(토) 01:20, QR859편 카타르 도하 출국
10월 13일(목) 22:30(한국시간) VS 태국
10월 17일(월) 01:30(한국시간) VS 바레인
10월 20일(목) 01:30(한국시간) VS 사우디아라비아
10월 30일(일) 23:30(한국시간) 결승전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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