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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원의 위클리 핫풋볼] 펩을 준비한 포체티노, 토트넘을 쉽게 생각한 펩
■ 주간 풋볼 이슈!

# 펩을 준비한 포체티노, 토트넘을 쉽게 생각한 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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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철저히 준비하고 나왔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상대를 알고 나온 자, 그리고 최근 분위기로 인해 방심한 자. 그것이 승패를 갈랐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 맨체스터시티와의 대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물론 이번 경기 승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위는 2위지만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무조건 맨시티라는 일각의 반응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완벽한 전술의 승리였다. 토트넘의 선발라인업부터가 파격적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절정의 활약을 이어가던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 빈센트 얀센을 스트라이커로 투입한 지난 경기들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강력한 전방압박을 시행하겠다는 포체티노 감독의 판단이었다. 또한 그동안 부상으로 빠져있던 대니 로즈를 다시 투입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 포인트는 빠른 압박과 활동량이었던 셈이다.

경기 시작부터 포체티노의 의중은 정확히 드러났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라멜라, 에릭센, 시소코가 거세게 맨시티 선수들을 압박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은 전방압박을 잘 수행하는 팀이었는데 이번 경기는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특히 압박 스피드가 대단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나 빈센트 얀센이 배치된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스피드가 좋은 손흥민, 라멜라, 시소코가 동시에 조직적인 압박을 시도하자 펩의 맨시티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여기에 델리 알리까지 완전히 살아났다. 초반부터 가벼운 컨디션을 자랑하더니 결국 팀의 두 번째 득점까지 터트렸다. 탁월한 전진 드리블과 슈팅력 그리고 손흥민과의 호흡까지 완벽했다. 라멜라가 실축한 패널티킥을 얻어낸 것도 알리였다. 수비들이 손흥민에게 집중되면서 자연스레 파생된 공간은 알리에게는 놀이터인 셈이다.
수비진의 활약도 최고였다. 먼저 좌우 풀백은 인생경기를 했다. 공격자원들이 거센 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아 보며 그 순간 곧바로 오버래핑을 나서며 공격을 지원했다. 라멜라, 시소코, 에릭센 등을 막기에도 버거웠던 맨시티의 수비진은 토트넘이 워커와 로즈까지 가세하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들이 공격에 나간 사이 완야마, 베르통언, 알더웨이럴트는 든든하게 후방을 지키며 상대의 역습을 원천봉쇄했다. 토트넘은 누구 하나의 활약이 아닌 팀으로서 맨시티를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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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경기(토트넘 전)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이에 반해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뼈아픈 실수를 하고 말았다. 맨시티 역시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혁신적인 선발명단을 구성했다. 페르난두, 헤수스 나바스, 파블로 사발레타 등을 선발 출전시킨 것이다. 케빈 데브라이너와 놀리토가 각각 부상과 징계로 빠진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일카이 귄도간까지 선발에서 제외한 것은 정말 의외의 선택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일종의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볼 수 있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참패였다. 특히 페르난두의 플레이는 최악이었다. 과연 과르디올라 감독이 페르난두에게 무엇을 기대했을지 자체가 의문이었다. 만일 과르디올라가 페르난두에게 세르히오 부스케츠 혹은 사비 알론소와 같은 역할을 기대했다면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페르난두는 이날 패스의 시발점 역할은 물론이고 탈압박, 수비력까지 그 어떤 것도 해내지 못했다. 페르난두가 워낙 제역할을 못 해주니 센터백인 존 스톤스가 오히려 빌드업을 주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결국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카이 귄도간을 투입했지만 이미 흐름은 토트넘에게 완전히 넘어간 이후였다.

헤수스 나바스를 내세운 것도 완전히 실패였다. 나바스는 기본적으로 직선적인 스타일의 윙어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크로스를 올리는 클래식 윙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스타일은 펩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펩은 기본적으로 측면을 돌파한 이후에 크로스를 올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 대신에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미드필더진들과 유기적인 원투 패스를 지시한다. 이런 점을 기대했다면 나바스 역시 낙제점이었다. 나바스는 공을 잡는 동시에 앞으로 뛰거나 앞으로 길게 차주는 역할 외에는 한 것이 없다. 페르난두까지 최악의 플레이를 펼친 탓에 다비드 실바와 페르난지뉴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이번 경기 하나로 맨시티의 위기설을 논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이번 경기 전술에 대해 “후회한다”며 “상대방이 더 잘했고 그것을 인정한다. 우리는 이 패배를 통해 배울 것이다”고 밝혔다. 자신의 과실과 상대방에 대한 인정을 동시에 하는 모습이다. 맨시티는 이 패배를 통해 다시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 가지 사실도 확인됐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이다.

■ WEEKLY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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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에로의 천적이었던 토트넘의 요리스 골키퍼.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 BEST - 휴고 요리스(토트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선수단 전체가 대부분 쾌조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래도 그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휴고 요리스였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 토트넘은 맨시티에게 서서히 볼점유율을 뺏겼다. 페르난두 대신에 일카이 귄도간이 투입되면서부터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위협적인 찬스도 여러번 허용했다. 토비 알더웨이럴트와 얀 베르통언이 절정의 수비력을 과시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의 최후방에는 요리스 골키퍼가 있었다. 이미 전반 30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프리킥을 선방한 요리스 골키퍼는 후반 5분 아구에로가 1대1 찬스에서 시도한 슈팅마저 선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후반 35분에 아구에로의 슈팅이 카일 워커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막기 어려운 코스로 갔지만 그것마저 손으로 쳐냈다. 이쯤되면 ‘아구에로 킬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요리스에게 양 팀 최다인 8.5점을 부여하며 그 공로를 인정했다. 그동안 데헤아, 체흐 등에게 가려져 있었지만 요리스 역시 명실상부한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골키퍼다.

# WORST - 페르난두(맨체스터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에 부임한 이후 최대 실수를 저질렀다. 페르난두를 토트넘 원정에서 선발로 출전시킨 것은 완벽한 오판이었다. 페르난두는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강력한 압박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며 공을 여러 차례 뺏겼다. 그나마 성공한 패스도 대부분 백패스다. 패스가 되지 않자 수비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다. 결국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카이 귄도간과 교체됐다. 이번 경기를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르난두에게 부스케츠롤을 맡겨서는 안 된다.

■ NEXT HOT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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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세가 최고조에 이른 손흥민. [사진=뉴시스]


# 대한민국 VS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월 6일 목요일 오후 8시


슈틸리케호는 지난 중국-시리아 2연전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위기에 빠졌다. 특히 시리아 원정에서 무득점 무승부는 치명타였다. 이번 카타르-이란 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멤버 구성도 크게 달라졌다. 김보경, 홍철, 김신욱 등 최근 K리그에서 잘 나가는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더 이상 해외파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카타르와의 경기는 홈에서 치르는 만큼 반드시 대승을 거둬야 한다.

다행히 선수들의 컨디션이 괜찮다. 앞서 언급한 K리거들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만 선발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유럽파도 마찬가지다. 최근 기성용이 다소 부진하기는 하지만 손흥민, 구자철 등은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 장기간 부진에 빠졌던 지동원도 마수걸이 득점포를 터트렸다. K리거와의 호흡만 잘 맞춘다면 카타르 전에서 충분히 대승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 이탈리아 VS 스페인(월드컵 유럽예선): 10월 7일 금요일 오전 3시 45분

한 조에 묶여서는 안 될 두 팀이 만났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유럽축구를 넘어 세계축구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월드컵 유럽예선 G조에서 맞붙게 됐다. 다행히도 두 팀을 제외하면 알바니아, 이스라엘, 마케도니아, 리히텐슈타인 등 약팀들과 속하기는 했다. 그래도 변수를 없애기 위해서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해 승점 3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선수 명단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다. 잔루이지 부폰, 마르코 베라티, 레오나르도 보누치 등 핵심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그러나 성향 자체가 바뀌었다. 콘테 감독이 이끌던 수비축구보다는 조금 더 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로페테기 체제로 새롭게 돌입한 스페인의 경우에는 부상으로 지난 평가전에 빠졌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돌아왔다. 최근 스페인의 위기설이 돌고 있지만 이니에스타가 돌아온 만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네덜란드 VS 프랑스(월드컵 유럽예선): 10월 11일 화요일 오전 3시 45분

네덜란드 대표팀은 최악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연일 부진을 면치 못하며 유로2016 본선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까지 같은 조에서 만났다. 스웨덴까지 속해 있는 A조이기 때문에 순위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멤피스 데파이, 아르옌 로번 등이 빠질 이번 경기에서 다니 블린트 감독이 어떤 공격조합을 들고 나올지가 키포인트다.

반면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는 유로2016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오랜 암흑기를 거치고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앙트완 그리즈만 등 1990년대 이후 출신 선수들이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고 있다. 이미 객관적인 전력에서 네덜란드에 크게 앞선다.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많고 또 컨디션도 좋다. 데샹 감독과 호흡을 오래 맞춘 것도 큰 장점이다. 원정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프랑스의 기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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