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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26) 똑같은 스윙

돌을 사랑하는 석공이 있었다. 석공은 돌을 자신의 생명처럼 생각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바라보며 온몸으로 보듬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돌의 한쪽이 튀어나온 것을 보고는 무척이나 거슬려 했다. 참다 못해 그는 정을 가지고 다듬어 버렸다. 다음날 돌을 보니 반대쪽이 이상하게 보여 또다시 정을 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많은 부분이 깎여 나갔고, 그러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돌은 결국 자신의 얼굴과 같아져 버렸다. 석공은 가슴 깊이 후회했지만 원래 사랑했던 처음 그대로의 모습은 조각조각 버려졌고 자신의 욕구를 참지 못하는 자기 모습과 똑같은 돌덩이만 남아 있었다.

- 심승현의 <파페포포 메모리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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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스윙

영화감독들이 성형미인들 때문에 고민이랍니다. 예쁘기는 한데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이어서 괴롭고 지나친 보톡스 사용 때문에 섬세한 표정 연기를 할수 있는 여성연기자를 찾기가 힘이 든다는군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이 점을 고쳐라, 이런 점이 마음에 안 든다’ 하다 보면 결국 나와 닮은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기도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석이 많은 자신의 바로 그 모습을 말입니다.

멋진 스윙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의 고유함을 잃어버린 스윙은 모양은 그럴 듯한데 맛이 없는 음식과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중요한 것은 사랑도 스윙도 마찬가진가 봅니다.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모양’의 추구가 나의 특수성과 개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일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레슨도 자기와 같지 않은 조건을 가진 사람에게 자기와 같은 스윙을 막무가내로 이식하려는 레슨은 경계해야 하고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스윙은 조금은 불완전하지만, 나만의 개성이 살아 넘치는 스윙이어야 합니다. 그런 스윙이 아름답습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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