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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투어 출전한 청야니 “시드 잃어도 플랜B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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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시드를 잃어도 초심으로 돌아가 2부투어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힌 청야니. [사진=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 남화영 기자] 2011년 2월 14일부터 2013년 3월 17일까지 109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지켰던 여자골프계의 예정된 골프여제가 청야니(27)였다.

타이완의 골프 영웅 청야니가 21일 강원도 강촌의 엘리시안 강촌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올리는 KLPGA투어 미래에셋대우클래식에 출전한다. 예전과 같은 ‘골프여제’에 준하는 위엄이나 초청료는 없었지만 ‘한국 대회에서 좋은 기억이 있으니 출전하고 싶다’는 게 이른바 출사표였다.

엄청난 장타를 발휘하며 필드를 휘어잡던 청야니는 올해는 데뷔 때부터 9년을 활동하던 마당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드권을 놓칠 기로에 서 있다. 자신의 주무대가 아닌 KLPGA투어에 자청해서 뛰겠다는 이유는 뭘까?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혹시 박인비나, 신지애가 선택했던 것처럼 일본이나 한국 투어 등 플랜B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부터 했다.

“노(No). 플랜B는 없다. 만약 올해 시드를 잃는다면 먼데이 퀄리파잉이나 2부 투어부터 다시 할 것이다. 다른 투어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만, LPGA투어가 글로벌해지는 만큼 중국이나 타이완에 생기는 이벤트나 그밖에 골프의 시장성을 넓히는 곳이라면 참가하고 싶다. 나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주니어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청야니는 2010년 4월초부터 2012년 3월말까지 36개월 사이에 LPGA투어에서 13승을 올렸다. 그중 4승은 메이저 대회에서 따냈다. 특히 2011년의 활약은 눈부셨다.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한 해에 7승을 올렸고 LPGA투어 ‘올해의 선수’를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22살에 메이저 5승에 투어 대회 9승, 통산 상금 900만 달러를 돌파한 선수는 청야니 뿐이었다.

하지만 2012년 기아클래식 우승을 마지막으로 컷 통과에 급급한 선수로 추락했다. 2013년에는 우승 없이 상금랭킹 38위로 시즌을 마쳤다. 평균 타수가 35위까지 추락했다. 올해는 더 심하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상금 108위(7만 910달러)에 머물러 있어 남은 대회에서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시드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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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열리는 미래에셋대우클래식 프로암에 출전한 예전 세계 골프 1위 청야니. [사진=채승훈 기자]


그의 게임에서 예전의 비거리는 보기 힘들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43위(평균 259.20야드)로 줄었고, 정확도도 157위(페어웨이 적중률 49.04%)에 그친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도 39위(홀당 1.8타)이고 평균 타수는 142위(73.47타)로 최하위권이다. 투어의 최장타자로 불리면서 파워풀한 스윙을 구사하던 청야니는 결국 오른쪽 팔목 부상에 몇 년째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비거리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다만 일관성이 없는 게 문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올 시즌 출전한 21개 대회 중 12개 대회에서 컷오프했다는 사실이다. 3월말 ANA 인스피레이션부터 6월 중순 월마트 아칸소챔피언십까지 9개 대회를 연속 컷 탈락했다. 그나마 메이저 대회에서의 성적은 좋았다. 지난 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36위, 가장 좋았던 성적은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은 31위였다.

본인은 자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어떻게 표현할까? “올해 새 스윙 코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아마 그래서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을 회복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이번 대회는 청야니와 김세영, 박성현 등 내로라 하는 장타자들의 경연이 될 전망이다.

플랜B를 위한 점검이 아니라면 청야니가 굳이 한국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는 뭘까? “한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에 하나다. 여기서는 마음이 항상 편했고, 성적도 좋았다.” 그러고 보니 2007년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5위를 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최하는 LPGA 경기인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는 2011년 우승했다. 그리고 3위, 32위, 60위를 하고 지난해는 다시 2위를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슬럼프’의 시옷자도 꺼내지 않으면서 이상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성적이 변화를 방증하고 있다. 짓궂지만 ‘최근의 성적 저조를 깨기 위해 머리를 기르거나 치마를 입을 생각은 없는지’ 물어봤다. 어떤 여자에게는 그것이 내면의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한 때 머리도 기르고 치마도 입어봤다. 그런데 ‘그건 야니같지 않다’고 하더라. 나도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예전의 야니가 되고 싶어서 바로 돌아왔다.” 청야니는 프로암이 열린 날도 검은 바지에 붉은 티를 입고 나왔다. 인터뷰를 마치고 바로 프로암 행사에 참석한다고 했다. 시드를 잃더라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그의 성공을 빌었다. 그랬더니 그는 불쑥 악수를 청한 뒤에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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