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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21) 시(詩)여! 골프를 즐겨라

왜 전 사랑하고 복종하죠
당신은 누구세요
제 운명을 잡고 있는 당신은 누구세요
당신 눈을 보면 제 길은 왜 흔들리죠
전 당신의 명령에 굴복해요
놀랍죠
당신은 나의 포로
그런데 전 의심과 환상 사이에
흔들려요

- 셰이크 모하메드의 <당신은 누구세요>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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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여! 골프를 즐겨라


셰이크 모하메드는 기적의 리더십을 발휘해 두바이를 ‘중동의 뉴욕’으로 만든 아랍에미리트의 부통령 겸 총리입니다. 그는 ‘시가 국민의 바람과 꿈, 희망과 고통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가치 없는 것이다. 시는 아랍에미리트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인입니다. 두바이의 성공여부나 의미를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대단한 시적 발상과 구현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동의 뜨거운 사막 위에 인공의 도시를 만든 것도 신기한데 그 장대한 건설의 배경에 시가 있고 시인이 든든히 버티고 서 있다는 점이 더 반갑고 경이롭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느 골프장이 가장 시적인가요? 어느 골프장이 가장 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던가요? 2006년을 기점으로 골프장의 내장 객수가 한풀 꺾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열어만 놓으면 손님이 넘치는 공급자 중심의 골프산업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고객이 외면하는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서 시인의 빛나는 상상력이 구조를 바꾸고 시인의 예민한 감수성이 서비스가 되는, 그래서 하나의 독특한 문화가 여물어 가는, 그런 세월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상품은 역시 문화입니다.

혹시 당신의 골프는 시적입니까? 주저리주저리 만연체, 지루하고 복잡한 산문체 골프를 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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