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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13) 가장 먼 여행
세상에서 한마디 말 가져가라고 한다면
떠날 때 그 말을 고르라고 한다면
‘가슴’이라고 고르겠어요,

평생을 가슴으로 살았어요
가슴이 아팠어요
가슴이 부풀었어요
가슴이 불탔어요
가슴으로 몇 아이 먹였어요

가슴으로 산 사람
가슴이란 말 가져가요
그러면 다른 오는 사람
가슴이란 말 들고 와야겠네요,

한 가슴이 가고 또 한 가슴이 오면
세상은 나날이 그렇게 새로운 가슴이에요
새로운 가슴으로 호흡하고 맥박 쳐요

- 김승희의 시 <가슴> 전문

이미지중앙

시 '가슴'이 실린 김승희의 시집 '희망이 외롭다'.


가장 먼 여행

우린 깜짝 놀라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낙엽을 떨구는 한 줄기 바람이 불면 가슴마저 서늘해져 옵니다. 관념이 아니라 몸의 구체적이고도 물리적인 반응입니다. 우리는 가슴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는 너무 머리로 모든 것을 하려고 합니다. 판단하고 따지고 분석하고 이해하고…. 그리고는 몸은 뇌에 의한 통제대상쯤으로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몸은 머리의 지나친 간섭으로 괴롭습니다.

골프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의 여행입니다. 거리와 방향을 판단하고 클럽을 선택하는 일은 머리가 하지만 나머지 모든 것은 몸의 일입니다. 산천초목을 가슴으로 느끼고 자연의 변화도 가슴으로 느끼고 한 스윙 한 스윙을 온몸으로 느끼고 샷의 결과도 온 가슴으로 느낍니다. 운동은 머리보다는 내 몸이, 그리고 가슴이 더 전문갑니다.

“The longest journey for anyone of us is from head to heart.”

‘인생의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이고, 냉철한 머리보다 따뜻한 가슴이 더 어렵다’고 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얘기가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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