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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채은의 독이 든 사과] 인터텟 사기 도박 - A군의 이야기
본 칼럼을 통해 스포츠 베팅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온라인 스포츠 베팅 및 그와 함께 이뤄지는 인터넷 도박 등의 위험성을 꾸준히 알려왔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은 대다수의 독자들은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최근 웹서핑 중 발견한 한 개인의 인터넷 사기도박 사례를 재구성해서 소개하려 한다. 이는 블로그에 올라온, 당사자가 직접 겪은 체험이다. 물론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은 어렵다. 하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종종 접하는 얘기인 만큼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으로 생각하며 읽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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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사이트의 늪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A군의 이야기


A군은 대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전공한 평범한 청년이다. 실력은 제법 되어서 간단한 게임이나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대부분의 학생이 그렇듯 A군도 크게 부유하지 않아서 용돈을 벌고 실력도 키울 겸 간단한 프로그램 제작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다.

하루는 제법 괜찮은 보수를 주는 일거리가 있다는 광고를 접한 A군은 망설임 없이 사무실을 찾아 갔다. 얼핏 듣기로는 게임 UI의 개발이라니, 본인의 진로와도 크게 틀리지 않아서 1석 2조인 셈이었다.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만 해도 크게 의심 갈만한 내용은 없었다. 개발자들이 합숙을 하면서 개한한다는 조항도 납품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게임개발 업체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방문한 작업 환경은 A군의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일을 하는 내내 뒤에서는 몸에 문신이 군데군데 보이는 덩치들이 버티고 있었다. 또, 일의 진행상황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빨리 일을 하라며 은근히 분위기를 풍기거나 툭툭 말을 뱉어내기 일쑤였다.

A군이 맡은 역할은 인터넷 도박 게임의 화면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으로 비교적 작은 일이었지만 전반적인 그 게임 및 도박 사이트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사기인 것이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확률 조작 프로그램이 설계돼 있었다. 특히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확률을 실시간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예컨대 많이 잃는 사람에게는 확률을 조금 높여줘서 자리를 못 떠나게 하고, 따고 있는 사람에게는 확률은 낮춰서 잃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게임을 하는 사람 모두가 100% 잃을 수밖에 없었다.

또 게임 내에는 잭팟 시스템이 있었는데, 이 또한 플레이어를 낚는 눈속임에 불과했다. 잭팟금액은 그저 관리자가 설정한 금액에서 랜덤한 숫자로 예치금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조금씩 올라가도록 설계되어있다.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고 잭팟 금액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금액은 플레이어는 결코 받을 수 없는 단순한 쇼일 뿐이다.

A군은 개발 과정에서도 고생을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지만 급여조차 정상적으로 받지 못했다. 노동부와 신고 후 1년이 지나서야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컴퍼스(▶)·인포가이드코리아 대표]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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